자산 기준 미국 3위 은행인 웰스파고가 전 직원으로부터 손해배상 규모가 26억달러에 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당했다고 외신 등이 25일 전했다.

이들은 약 200만개에 달하는 ‘유령계좌’ 개설과 관련, 은행이 하루 10건의 계좌개설 등 무리한 목표를 할당하고 미달 시 감봉과 징계, 해고 등의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직원들이 고객 신분을 도용, 허위계좌를 개설하고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등의 불법을 저질렀다는 설명이다.

또 은행이 하루에도 수차례 목표를 달성하도록 압박하고 진척 상황을 보고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은행도 상당수 계좌가 고객의 동의 없이 불법으로 개설됐으며, 잔액이 제로에 불과해 활동이 없는 유령계좌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웰스파고는 최근 고객 이름을 도용해 허위 계좌를 개설한 데 관여한 직원 5300명을 해고하고, 미국 연방소비자금융보호국(CFPB) 등 감독당국과 1억900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은행의 비윤리적 영업관행에 비판여론이 커지면서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청문회가 열려 존 스텀프 최고경영자(CEO)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안팎으로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스텀프 CEO는 이번 사건으로 미 중앙은행(Fed) 자문 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