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선박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대상선 대주주인 산업은행도 해외 화주들에 현대상선을 계속 이용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섰다.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선대 확충과 노선 확대 등 중장기 경영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 경영컨설팅은 AT커니, 정보기술(IT) 컨설팅은 IBM, 인사 컨설팅은 국내 업체가 맡고 있다. 컨설팅은 오는 11월 중순 완료될 예정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한진해운의 선박 등 우량자산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내년 사업계획을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내년 4월부터 세계 1위 선사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가 속한 2M과 공동운항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진해운의 주요 화주를 자사로 끌어들이기 위해 선대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운항하는 컨테이너선은 97척으로 한진해운 소유가 37척, 빌린 배(용선)는 60척이다. 한진해운 선박이 본격적으로 매물로 나오는 시점은 법원이 조사위원으로부터 회생 가능성을 보고받는 11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선박이 매물로 나오면 입찰에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물류대란으로 한진해운을 떠나 해외 선사로 거래처를 바꾼 국내외 화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21일 현대상선 화주들에 “현대상선은 우리가 담당하고 있으니 지속적으로 거래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산업은행은 공문에서 “현대상선은 (산업은행의) 새 오너십과 관리 하에서 재무구조와 운영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견조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29일 유창근 사장이 취임하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