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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일본 장단기 금리조절…원·달러 환율에 어떤 영향?

입력 2016-09-25 19:11:05 | 수정 2016-09-25 20:52:43 | 지면정보 2016-09-26 A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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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조절, 실패확률 높아
엔고의 저주, 추가 원화 강세요인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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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에 ‘묘수’인가 ‘악수’인가. 발권력 동원한 엔저 유도, 미국식 양적완화, 마이너스 금리제 추진에 이어 꺼져가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를 살리기 위해 일본은행(BOJ)이 최근 내놓은 ‘장단기 금리조절 대책’에 대한 시장의 엇갈린 평가다. 장단기 금리차는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을 말한다.

특정국의 수익률 곡선을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기대 가설’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 ‘시장분할 이론’이 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에 따르면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위험이 높아 이를 보전해줄 프리미엄을 얻어줘야 수급상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것이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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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참여자에게 수익률 곡선은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을 때는 ‘단저장고’, 그 반대의 경우 ‘단고장저’라는 용어로 익숙해져 있다. 경기와 연관시켜보면 전자가 발생할 때는 ‘회복’, 후자가 발생할 때는 ‘침체’로 받아들여진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이 방법을 통한 경기판단과 예측이 비교적 잘 맞아 종종 경기부양수단으로 활용됐다.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국가는 수익률 곡선의 평준화 현상이 발생했다. 세계경제 저성장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일본처럼 강도 있는 양적완화를 추진한 국가는 장단기 금리 간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시중에 돈을 풀기 위해 장기채를 중심으로 매입하면 채권 가격은 올라가고 반비례 관계에 있는 금리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정책수단은 크게 두 가지다. 정책(기준)금리를 변경하는 ‘금리 정책’과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유동성 정책’이다. 적용 범위에 따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양적·보편적 정책’과 특정 부문만 겨냥하는 ‘질적·선별적 정책’으로 구분된다. 아베노믹스 이후 BOJ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것은 ‘통화량 위주의 양적·보편적 정책’이었다.

일본처럼 장기간 경기침체, 고령화 등으로 미래가 불확실한 여건에서 단고장저의 수익률 곡선을 시장에 맡겨 놓으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이 때문에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정상화하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아베노믹스 출범 당시 외환시장에서 심화되던 엔화 강세를 발권력을 동원해 약세로 돌려놓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단고장저의 수익률 곡선을 정상화시키는 데에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 하나는 단기채를 매입(단기채 가격상승·단기금리 하락)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장기채를 매도(장기채 가격하락·장기금리 상승)하는 방안이다. 후자는 장기채 매도 과정에서 유동성 위축이 불가피해 양적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BOJ로서는 선택하기 힘들다.

단기금리를 너무 낮추는 것도 문제가 있다. 올해 1월 말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한 여건에서 수익률 곡선의 정상화만을 위해 단기금리를 정책금리보다 더 떨어뜨리면 정책금리의 시장금리 조절 기능이 무력해지는 등 또 다른 부작용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조정을 통한 경기부양은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경기부양 수단으로 장단기 금리 조절이 의미가 있으려면 채권금리가 실물경제 여건을 잘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과 실물 간 연계성이 떨어지는 ‘이분법(dichotomy) 경제’에서는 이 방법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발상은 위험하다. ‘아베노믹스 성공’이라는 미명 아래 그 어느 국가보다 강한 금융완화수단을 동원한 일본은 금융과 실물이 따로 노는 현상이 심하다.

외환과 주식시장에서는 이런 우려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장단기 금리조절 대책이 발표된 직후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닛케이225지수가 반등하기도 했으나 곧바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특히 아베노믹스의 표적변수인 엔·달러 환율은 ‘1달러=100엔’ 선이 재붕괴할 위험에 몰리고 있다.

일본 경제의 고질병은 경기가 침체되면 엔화 가치가 오히려 강세가 되는 ‘엔고의 저주’다. 아베노믹스의 최후 수단인 장단기 금리조절 대책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엔·달러 환율은 100엔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소자승법을 이용해 엔화와 원화 간 상관계수를 구해보면 1990년대보다 약화되긴 했지만 ‘0.3’ 내외로 나온다.

앞으로 국내 외환시장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과 같은 달러 강세요인이 있으나 엔화 강세, 다음달 1일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 대규모 경상수지흑자, 상향된 국가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 자금의 꾸준한 유입세, 다음달 말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 등 달러 약세 요인도 만만치 않다. 미국 추가 금리인상만을 겨냥한 과도한 달러 매입은 자제해야 할 때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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