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무원으로 산다는 건] 박 대통령은 학자를 좋아해…청와대 정책라인 수석은 모두 교수 출신
청와대에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3명의 실장이 있다. 대통령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그리고 경호실장이다. 모두 장관급으로 지위는 같지만 국정 전반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에게 힘이 쏠린다. 이원종 비서실장 밑으로 현재 10명의 수석비서관이 있다. 이 가운데 정무·민정·홍보·외교안보·인사 등 5명의 정무라인을 제외한 정책라인 수석 5명은 공교롭게도 모두 대학교수 출신이다.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강석훈 경제수석은 각각 19대 국회의원으로 일하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청와대로 들어왔지만, 정계 입문 전에는 각각 성균관대와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김현숙 고용복지수석 역시 19대 국회에 입성하기 전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로 몸담고 있었다. 지난 6월 임명된 현대원 미래전략수석과 김용승 교육문화수석은 각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와 가톨릭대 부총장(경제학과 교수) 출신이다.

비서관에도 교수 또는 연구원 출신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은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이다. 최형우 뉴미디어정책비서관(서강대 교수)과 이형환 문화체육비서관(중앙대 교수)은 강단에서 곧장 발탁됐다.

학자를 선호하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집권 후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수석 인사를 보면 박 대통령이 교수 출신을 어느 정도 좋아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때 5명의 경제수석 가운데 초대 경제수석(김중수)을 제외한 4명 모두 경제관료가 맡았다. 현 정부에서는 경제관료 출신인 조원동 초대 경제수석 후임으로 2, 3대 연속해서 학자 출신이 발탁됐다. 여권 관계자는 “안 수석과 강 수석이 박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신뢰를 받고 있다”면서도 “박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관료보다는 교수 또는 전문가 집단에 높은 신뢰를 보내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