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괌 두짓타니리조트에서 50년 만에 제65회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례총회가 열렸다. 괌관광청 제공
지난 5월 괌 두짓타니리조트에서 50년 만에 제65회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례총회가 열렸다. 괌관광청 제공
세계 73개국 1000여개 회원기관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례총회가 50년 만에 지난 5월 괌 두짓타니리조트에서 나흘간 일정으로 열렸다. 괌 정부는 세계 2500여명의 관광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인 이 행사에서 원주민 차모로족의 전통공연과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킹 파티 등을 선보였다. 괌 관광청(GVB) 관계자는 “PATA 총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광·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 활성화를 위한 행사인 만큼 홍보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해 괌이 마이스 행사 개최지로 매력적이며 장점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 프로그램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서태평양 마리아나제도 최남단에 있는 괌이 휴양·레저형 마이스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괌은 자연환경이 빼어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과 숙박, 쇼핑 등 풍부한 시설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괌 관광청은 마이스산업을 성장시킬 만한 제반 여건이 갖춰진 만큼 기업·단체 등이 여는 기업회의, 포상관광 단체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지원제도 마련에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2014년 1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발표한 ‘괌 관광계획 2020’이 대표적이다. 이 계획은 호텔, 리조트 등 인프라를 늘리고 새로운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 일반 관광객보다 체류기간과 씀씀이가 큰 마이스 참가자를 늘리는 것이 주요 골자다. 관광청 관계자는 “국가를 넘어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존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마이스를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행의 향기] 괌 정부, 휴양·레저 장점 살려 마이스시장 활성화 나섰다
괌 관광계획 2020의 효과는 불과 1년 만에 괌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괌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137만명의 외래 관광객을 유치해 3660만달러(약 400억원)의 호텔세를 거둬들였다. 2013년 134만명 수준이던 외래 관광객 숫자는 2년간 연평균 2~3%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호텔세 수입은 30% 가까이 급증했다. 외래 관광객 숫자만 늘리는 양적 성장이 아니라 체류기간과 소비지출 규모를 늘려 부가가치를 높이는 질적 성장에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괌을 방문한 38만명의 한국인 관광객 중 10%가 넘는 3만8927명이 마이스 행사 참가자다. 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등을 목적으로 괌을 찾는 한국인이 전년 대비 45% 넘게 늘면서 전체 한국인 관광객도 30% 가까이 늘어났다.

7월 괌 관광청은 한국의 주요 관광·마이스 관계자 50여명을 초대해 호텔, 쇼핑센터, 공연장 등을 둘러보는 팸투어를 하는 등 적극적인 한국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마이스행사 단체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마이스 개최 지원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적게는 15명부터 많게는 500명 이상에 이르는 단체에 기념품을 제공하고 공항 환영행사, 연회·공연 등을 지원해 준다. 관광청 관계자는 “한국, 일본, 대만 등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이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응수 한국MICE협회 회장은 “1만여개의 객실과 수상레저, 쇼핑,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괌은 시설과 콘텐츠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장소”라며 “국내 도시도 최근 각종 기업회의, 컨벤션 등 마이스 행사 개최지 선정 기준이 시설 중심에서 관광,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행사 참가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괌=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