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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전략 재점검] '수익률 -20%' 주식형 연금펀드의 몰락…자산배분 공식 새로 짜라

입력 2016-09-20 16:37:40 | 수정 2016-10-04 10:32:03 | 지면정보 2016-09-21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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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재간접상품·TDF 등 대안 투자처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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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대비와 세액 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 연 납입액 400만원 한도 내에서 13.2%의 세액공제(연봉 5500만원 이하 직장인은 16.5%)를 받는 이 상품엔 올 들어 1조3737억원이 유입됐다. ‘세(稅) 테크’를 노린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연금펀드들의 최근 수익률은 자랑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 올 들어 연금펀드들은 평균 2.36%의 손실을 냈다. 4.45%의 수익을 기록, ‘효자’ 소리를 듣던 지난해와 딴판이다.

삼성, KB 등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저성장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연금펀드를 내놓으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시황에 따라 수익률이 요동치는 ‘천수답 운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전 면치 못하는 연금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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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연금저축펀드 66개의 평균 수익률은 -6.84%에 그쳤다. 메리츠코리아스몰캡펀드는 올 들어 -21.13% 수익을 내며 최하위를 기록했고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19.19%) 등도 20%에 가까운 손실률을 보였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주에만 자금이 몰리면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대다수 펀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운용사의 상품을 가져와 판매하는 재간접 펀드들의 수익률도 기대 이하다. 특히 유럽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손실 폭이 컸다. ‘바이 유럽(buy Europe)’을 모토로 내건 13개 연금저축 펀드 평균 수익률은 -3.00%에 그쳤다. 유럽 중앙은행이 올해 초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현지 금융주들이 일제히 폭락한 탓이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도 유럽 펀드들의 수익률에 악영향을 줬다. 유럽주식형 연금저축펀드 설정액 2위인 하나UBS유럽포커스펀드가 연초 이후 -6.74%로 가장 부진했다. 설정액 1위인 알리안츠유럽배당펀드도 0.10%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 속에 채권펀드만 체면치레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기존 채권 투자자들은 금리 하락폭만큼 이익을 보게 된다. 신용등급 BBB+ 이하의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하이일드 6개 연금저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8.04%에 달했다. 이 중 AB글로벌고수익펀드(11.90%)가 가장 수익률이 좋았다.

은행 예금보다 못한 펀드 수익률

이제까지 나온 연금저축펀드의 수익률은 국내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1%대의 낮은 금리에도 은행 곁을 지키는 투자자들이 승자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경희 상명대 보험경영학과 교수의 ‘연금저축상품의 장기 투자성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금저축 상품의 평균 수익률(납입 원금 대비)은 연 3.5%다. 2001~2007년부터 판매를 시작해 8년 이상 운용된 연금저축 상품 286개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7~2015년 기간에 정기예금(만기 1~2년 기준)의 평균 금리는 연 3.91%였다. 노후생활 준비를 위해 가입한 연금저축의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증권사 연금저축 상품들의 수익률은 다소 들쑥날쑥해 고객의 신뢰를 얻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만으론 안 된다”

펀드를 굴리는 자산운용사도 연금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은 낮추고 기대수익률은 높여야 정기 예금과 승부를 겨뤄볼 만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운용사들이 최근에 들고나온 방법론은 자산배분형 상품이다. 주식 일변도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탈피, 여러 종류의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퇴직연금 전용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가 자산배분형 상품의 대표적인 사례다. TDF는 근로자의 은퇴 시기에 따라 자산배분 계획을 세우고, 펀드매니저가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펀드다.

투자자들이 20~30대일 때는 주식 비중을 높여 고수익을 추구한다.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 비중을 높인다. 주식과 채권 이외의 자산도 적극적으로 편입하다. 주식 종목 선택도 20~30대는 성장주, 50대는 배당주가 중심이 된다. 국내에선 지난 4월21일 삼성자산운용이 처음으로 TDF 상품을 내놓았다. 한국형 타깃데이트펀드의 출시 이후 수익률은 4% 안팎이며 5개월 만에 400억원 정도를 모았다.

주식 대신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해 분산 투자하는 연금펀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KB연금유로인덱스는 ETF를 활용하는 펀드다. 독일(투자 비중 31%) 프랑스(37%) 스페인(11%) 이탈리아(8%) 등 서유럽 12개국 주식에 간접 투자한다. ETF를 활용하면 거래비용을 낮추면서도 분산 투자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융기 KB자산운용 멀티솔루션본부 상무는 “여러 국가의 유망 ETF를 선택해 벤치마크를 웃도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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