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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메이저 헌터' 만든 네 가지 비결

입력 2016-09-19 18:11:55 | 수정 2016-09-20 03:44:40 | 지면정보 2016-09-20 A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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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에비앙 챔피언십 최소타 우승…세계랭킹 3위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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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 덤보’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미스터리 골퍼다. 샷에 실패하든 성공하든 상냥하고 착한 미소를 잃지 않는다. 아웃오브바운즈(OB)를 내도 입만 그저 삐쭉할 뿐이다. 독한 골프와는 거리가 먼 ‘순둥이’ 같다는 얘기다. 미국 골프채널은 그가 지난 18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챔피언십을 제패하자 샷 대신 미소부터 치켜세웠다. “에비앙 대회 내내 가장 많은 미소를 보인 이가 전인지다. ‘올해의 미소’로 손색이 없다”는 얘기였다.

샷과 퍼팅 통계는 밋밋해 보이기까지 한다. 280야드를 날리는 조안나 클라튼(프랑스)처럼 장타를 날리지도, 장하나(24·비씨카드)처럼 컴퓨터 아이언샷을 그린에 내리꽂지도 않는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처럼 내비게이션 퍼팅에도 이르지 못한다. 장타 부문(255.39야드) 66위, 아이언샷 정확도(72.04%) 18위이며 평균 퍼팅(29.02)이 4위다. 그러고도 프로투어 입문 3년 만에 야금야금 국내외 투어 13승(메이저 7승)을 거둬들인 ‘메이저 헌터’가 전인지다.

타고난 차분함 뒤에 감춰진 승부사

전인지의 어릴 적 취미는 수학이었다. 지능지수 138인 그는 충남 대진초등학교 때 수학경시대회에서 입상할 만큼 ‘영재’ 소리를 들었다. 그는 “수수께끼나 퍼즐 같은 복잡한 문제를 풀어냈을 때의 희열과 골프는 닮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18홀 골프 경기를 즐거움을 선물하는 ‘게임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얘기다. 그는 무리한 샷 대신 확률 높은 샷을 즐긴다.

몰입과 집중력을 배가시키는 것은 타고난 차분함이다. 전인지는 챔피언 퍼팅을 눈앞에 두고도 좀처럼 떨지 않는다. 그는 우승할 때마다 “긴장감을 느끼긴 한다. 하지만 손이 떨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생방송 무대에 서거나 마이크를 잡으면 성격이 달라지는 메이저용 강심장을 가졌다”(JTBC 임경빈 해설위원)는 평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는 공수(攻守)의 때를 명쾌하게 구별해내는 차가운 심장도 지녔다. 에비앙챔피언십 결승전 18번홀(파4)은 그에게 수성이었다. 긴 러프에 빠진 티샷을 우드로 치지 않고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을 하기 좋은 100야드 지점에 레이업해 3m짜리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역사를 새로 썼다. 우드로 2온을 성공시켜 짜릿한 버디를 낚으며 갤러리를 열광시키고픈 유혹을 견뎌낸 대가다. 반면 지난 4월 열린 메이저 대회 ANA인스퍼레이션 최종 라운드 18번홀(파5)에선 페어웨이우드로 직접 그린을 노리는 강수를 둬 버디를 잡아냈다. 그는 “1타차 2위라서 승부를 걸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서도 최선 찾는다

전인지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게 있다. 바로 “한 샷 한 샷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말이다. 에비앙 3라운드가 대표적이다. 9번홀(파5)에서 그는 세컨드 샷을 섕크(shank)성으로 날려 더블 보기를 적어냈다. 그러나 15번홀(파5)에서 환상적인 10m짜리 칩샷 이글로 잃어버린 2타를 곧바로 만회했다.

그는 골프를 즐긴다. 전인지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많은 갤러리의 시선과 한국 팬들의 기대가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에 “긴장감이 없으면 지루하지 않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악천후도 배짱 좋게 즐긴다. 2번홀 그린에 물이 고여 퍼트가 불가능해 보였던 상황에 대해서도 “그런 일이 재밌다고 느껴졌다”고 말해 LPGA 관계자들을 웃겼다.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길며, 그린 홀컵 위치가 까다로워 ‘징벌과 보상’이 명확한 메이저 대회에 유독 강한 또 다른 배경이다.

원칙 지키는 자기 통제 돋보여

그를 가장 빛나게 하는 특별함은 자기 통제다. 마음만 먹으면 300야드도 쉽게 때려내지만 필요하지 않으면 항상 70% 정도의 스윙 스피드를 지키는 그다. 1번홀부터 18번홀까지 드라이버, 아이언, 웨지의 스윙 리듬과 템포가 일정하다. 스윙할 때는 상체를 숙인 ‘스파인 앵글(척추가 기울어진 각도)’을 끝까지 유지하고 피니시를 만들어주는 밸런스를 중시한다. 임경빈 해설위원은 “LPGA투어에서 가장 롱런할 수 있는 스윙”이라고 평했다.

약점도 물론 있다. 한국 여자골프의 최대 강점 중 하나인 벙커샷이 그에겐 아킬레스건이다. 올 시즌 샌드 세이브율이 41.79%로 LPGA 94위다. 이번 대회에서도 벙커에 세 번 들어가 한 번만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전인지는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3위로 4계단 올라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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