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23·하이트진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전인지는 17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470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6타를 더 줄였다. 이글 1개와 버디 6개에 더블보기 1개를 적어낸 전인지는 중간합계 19언더파 194타로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1라운드 공동 선두에 이어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올라섰던 터라 사흘 연속 선두를 지켰다. 생애 첫 우승과 두번째 우승을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올리는 진기록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

전인지는 LPGA투어 첫 우승을 지난해 US오픈에서 따냈다. LPGA 투어에서 첫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기록한 선수는 박세리(39) 뿐이다.

전인지는 메이저대회 최다 언더파 우승 기회도 맞았다. LPGA투어 메이저대회 최다 언더파 우승 기록은 19언더파. 지금까지 4명이 기록했다. 전인지는 4라운드에서 1타라도 더 줄이고 우승하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2타를 더 줄이면 남녀 통틀어 메이저대회 최다 언더파를 갈아치운다.

2타차 선두로 3라운드에 나선 전인지는 9번홀(파5)에서 위기를 맞았다. 2번홀(파3) 버디에 이어 7번(파5), 8번홀(파3) 연속 버디로 순항하던 전인지는 9번홀에서 티샷이 러프에 떨어진 데 이어 두 번째샷이 숲으로 향했다.

페어웨이로 빼낼 수 없는 고약한 자리에 떨어진 볼을 집어 든 전인지는 원래 쳤던 자리로 돌아가 벌타를 받고 네번째 샷을 쳤다. 다섯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전인지는 3m 보기 퍼트를 넣지 못해 한꺼번에 2타를 잃었다.

1타차까지 쫓긴 전인지는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했다. 11번홀(파4)과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내 잃은 타수를 만회한 전인지는 15번 홀(파5)에서 칩샷 이글을 만들어냈다. 두 번째샷을 그린 앞까지 보낸 전인지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심하게 휘어지는 그린 경사를 정확하게 읽어내 한꺼번에 2타를 줄였다. 이어진 16번홀(파3)에서 2m 버디를 보탠 전인지는 박성현의 추격을 4타차로 따돌려 한숨을 돌렸다.


초청 선수로 출전해 메이저 우승 트로피로 LPGA 투어 무혈입성을 노리는 박성현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박성현은 버디 퍼팅이 살짝살짝 빗나가면서 8번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갔다. 9번홀(파5)에서 장타를 앞세워 수월하게 버디를 잡아내며 물꼬를 튼 박성현은 이어진 10번홀(파4)에서도 연속 버디를 뽑아내 전인지를 바짝 추격했다.

13번홀(파5)에서는 8m 이글 퍼트가 아깝게 홀을 비켜갔지만 1타를 줄였다. 14번홀(파3)에서는 10m 거리 그린 밖에서 퍼터로 친 볼이 홀에 빨려 들어가 버디가 되는 행운도 따랐다.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솎아내 4타차 2위(15언더파 198타)에 오른 박성현은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유소연(26·하나은행)도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2언더파 69타를 친 유소연은 중간합계 7타차 4위(12언더파 201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날 하루에만 무려 7타를 줄인 김인경(28·한화)이 5위(10언더파 203타)에 이름을 올려 5위 이내에 한국 선수 4명이 포진했다. 김인경은 이날 데일리베스트샷을 기록했다.

13언더파로 3위에 오른 펑산산(중국)은 한국 선수 틈에서 분전했다. 김세영(23·미래에셋)이 6언더파 65타를 쳐 7위(8언더파 205타)로 치고 올라갔다. 세계랭킹 1위이자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4타를 잃는 부진 끝에 공동 36위(이븐파 213타)로 추락했다.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1타를 줄였지만 공동27위(3언더파 210타)에 그쳐 우승 경쟁에서는 밀려났다. 최종 라운드는 우천 예보 탓에 3라운드보다 2시간 가량 티오프 시간을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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