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선보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하남이 침체기 국내 유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주말을 포함해 개장 사흘 동안 매장을 찾은 소비자가 50만명을 웃돌았다는 소식이다. 방문객이 넘쳐 총 6200대의 지하주차장과 예비주차장이 꽉 차 700~800m의 긴 차량 대기줄이 만들어졌을 정도로 인기몰이다.

오랜만에 듣는 내수산업발(發) 희소식이다. 수출부진 속에 소비까지 위축돼 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진 현실에서 반갑기 이를 데 없는 성공적 출발이다. 스타필드하남은 국내 최대 단일건물 쇼핑몰이다. 연면적 46만㎡로 축구장 70개 크기에 달한다. 백화점, 창고형 할인점, 명품매장, 가전·자동차 전문관 등 다양한 쇼핑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원스톱 매장’이란 점이 인기 배경이다. 놀이공원이나 야구장을 경쟁상대로 제시하고, 신개념의 ‘쇼핑테마파크’를 내세운 점이 호응을 얻고 있다. 매장의 20% 이상을 문화·레저·엔터테인먼트 시설로 만들어 방문객을 6시간 이상 머물게 한다는 새로운 발상이다. 이를 위해 옥상 워터파크, 멀티영화관, 스포츠체험장, 노래방, 서점, 맛집 등 다양한 공간이 들어섰다.

겹겹이 짜여 있는 출점 규제와, 영업시간 등 온갖 규제로 투자하고 싶어도 매장 하나 제대로 내기 힘든 게 유통계의 현실이다. ‘골목상권 보호’ 등 그럴싸한 명분에 밀려 오프라인 유통은 마이너스 성장을 걱정해야 할 위기다. 스타필드하남은 그런 어려움에 굴하지 않는 도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부동산개발사와 5년 연구 끝에 1조원을 투입한 결과는 지역 경기 활성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개발과 일자리 창출 효과로 인근 아파트분양은 인기 상한가를 기록했다고 한다. 온라인에서는 힘든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상기시키는 성과라 할 만하다.

신세계는 스타필드하남을 시작으로 ‘유통의 판’을 바꿔나간다는 포석이다. 고양 청라 안성 부천 대전 등에 추가 출점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유통이 위기라지만 ‘게임 체인저’가 돼 해외로 빠져나가는 소비자를 붙잡으면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세상에 없던 유통’의 꿈을 향해 가는 신세계의 도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