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명절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고궁이나 박물관만한 곳도 없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 왕릉, 국공립박물관 등은 추석 연휴를 맞아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연다.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민속 공연이나 전시회는 물론 온 가족이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체험 행사도 마련했다.
[즐거운 한가위] 덕수궁서 투호 등 민속놀이…한글 시 공연, 박물관선 음식 체험
◆연휴 내내 민속놀이·체험행사 열려

문화재청은 덕수궁 함녕전 행각에서 추석 연휴기간인 14~18일 내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민속놀이 체험행사를 연다. 제기차기, 팽이치기, 윷놀이, 투호, 굴렁쇠 굴리기, 줄넘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 경기 양주 세종대왕릉 정문 앞 광장, 충남 아산 현충사 충무문 앞, 충남 금산칠백의종 광장에서도 민속놀이 행사가 열린다. 다만 행사하는 날짜와 시간은 조금씩 다르니 헛걸음을 피하려면 미리 확인해야 한다.

덕수궁 정관헌에선 15일 오후 7~8시 전통 국악 공연, 함녕전에서는 16~18일 오후 7시30분~8시30분에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 공연이 펼쳐진다. 16일 공연에선 ‘새로운 바람이 분다’란 제목으로 중견 창작국악단체와 신진 연주자가 함께 무대에 선다. 종묘 일원에서 오전 9시~10시30분에 열리는 ‘이야기가 있는 종묘제례악’ 행사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종묘제례에 관한 이야기와 전통 음악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17일 오후 2시 ‘한글을 시와 민요로 만나다’ 공연을 연다. 이 공연에선 현대와 고전, 국내와 해외 문화 간 접목을 즐길 수 있는 자리다. 국악그룹 ‘동화’가 정가를 바탕으로 한 창작곡을 연주한다. 남아메리카의 라틴 리듬이나 재즈 등 외국 음악과 민요를 접목해 아리랑 등을 공연한다.
[즐거운 한가위] 덕수궁서 투호 등 민속놀이…한글 시 공연, 박물관선 음식 체험
◆민속박물관, 다채로운 프로그램 마련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경주 광주 전주 부여 공주 진주 청주 대구 김해 제주 춘천 나주 등 전국 13개 시·군의 국립박물관에서도 전통놀이 체험이나 각종 공연, 특선영화 상영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경주박물관은 16일 신라역사관 앞마당에서 전통음식 체험행사를 한다. 명절음식뿐만 아니라 달고나, 뻥튀기 등 어린 시절 추억의 먹거리도 체험해볼 수 있다. 진주박물관은 14~18일 윷을 던져 한 해의 운수를 재미로 알아보는 풍속 체험행사 ‘병신년 윷점운세’를 한다. 부여박물관(14~16일)과 춘천박물관(15~16일)에서 하는 ‘우리집 가훈 쓰기’, 제주박물관에서 하는 ‘한가위 페이스페인팅 하기’(14~18일), 진주박물관에서 하는 ‘우리가족 인증사진 찍기’(14~18일) 행사 등도 눈에 띈다. 우리가족 인증사진 찍기는 가족 단위 또는 한복 착용 관람객을 선정해 박물관을 배경으로 폴라로이드 사진 기념 촬영을 해준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4~18일 ‘추석 한마당 : 추석, 달 밝고 철 좋은 명절이로다’를 주제로 모두 40개 행사를 열 계획이다. 특별전이나 공연, 민속놀이는 물론 전통공예와 세시음식 체험 행사도 열린다. 공예나 음식 체험처럼 준비물이 필요한 행사는 소정의 비용을 내고 참가할 수 있다. 대부분 현장 접수를 하지만 일부 행사는 인터넷이나 전화로 사전 신청을 해야 하니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14~18일 ‘가을, 민화가방을 그리자’는 가을·추석과 관련된 민화를 활용해 ’나만의 민화가방’을 만들어보는 체험행사다. 같은 기간에 열리는 ‘청명한 하늘, 단소 소리’에 참여하면 대나무를 사용해 실제로 연주할 수 있는 단소를 만들어볼 수 있다.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행사도 열린다. 14일에는 외국인을 초대해 송편을 빚어보는 행사, 16~17일에는 중국 월병, 베트남 월남쌈, 일본 오하기 등 이웃나라의 대표 음식을 판매하는 장터가 준비돼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