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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포퓰리즘으로 망가진 '브라질 경제'…친기업 정책으로 되살릴 수 있을까?

입력 2016-09-09 16:58:34 | 수정 2016-09-09 16:58:34 | 지면정보 2016-09-12 S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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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경제가 침체에 빠진 이유를 정리하고 우파와 좌파 정책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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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한때 신흥국을 상징하는 대표적 나라였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00년대를 전후해 빠른 경제 성장을 하며 개발도상국의 선두 국가로 나선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영문 머리글자를 따 브릭스(BRICs)라고 이름 붙였다. 브릭스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쓰인 2003년에 이들 국가의 경제성장률은 10% 안팎을 기록했다. 그런 브라질이 이제는 반면교사의 교훈을 주는 ‘망가진 경제’를 상징하는 나라가 됐다. 좌파 정권의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이 경제의 잠재력을 갉아먹은 탓이다.

13년 만에 막내린 좌파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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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가 지난 8월31일 의회의 탄핵으로 권좌에서 쫓겨났다. 브라질에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건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에 이어 두 번째다. 호세프는 2011년 1월 대통령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포퓰리즘적 정책을 펴왔다. 탄핵의 결정적 빌미가 된 것은 재정회계법 위반이다. 실업급여 확대, 저가 주택 공급 등 퍼주기식 정책에 국영은행 돈을 무분별하게 쓰고 이를 갚지 않은 혐의다. 여기에 갖가지 부패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경제마저 망가지면서 브라질 상원은 찬성 61표, 반대 20표의 압도적 차이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2003년 룰라 전 대통령 이후 지속된 브라질 노동당의 좌파 정권은 13년 만에 중도 우파에 권력을 내줬다.

호세프가 우파에 발목을 잡힌 결정적 이유는 ‘부진한 경제 성적표’다. 2010년 이후 줄곧 경제성장률이 하락세를 보이던 브라질 경제는 2013년 한 해 잠깐 상승했다 2015년에는 -3.8%로 곤두박질쳤다. 1990년 이후 25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 역시 -3% 안팎으로 뒷걸음질 칠 것으로 전망한다. 브라질 통계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8%로 6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0%에 육박하는 물가상승률, 10%를 넘는 실업률(5~7월 11.6%)은 브라질 현 경제상황을 잘 설명한다.

25년 만의 최악 경제성장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기사 이미지 보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브라질 경제가 25년 만의 최악으로 성장률이 추락하고 실업률이 두 자릿수로 높아진 것은 무분별한 복지정책과 연관이 깊다. 호세프는 2011년 대선에서 56%의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3년 3월에는 지지율이 79%까지 치솟았다. 한데 그의 포퓰리즘 정책이 결국은 부메랑이 돼 그를 대통령직에서 몰아냈다. 한 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0% 수준에 달할 정도로 서민을 위한 재정에 돈을 쏟아부었지만 경기 회복에는 큰 보탬이 되지 않았다. 세금을 많이 거두고도 나라빚을 갚는 데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면서 나라살림살이는 늘 적자에 허덕였다. 설상가상으로 경기불황에 일자리를 잃은 서민들은 그에게 등을 돌렸다.

노동자 출신의 룰라 전 대통령은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성장과 분배를 조화시키려고 노력했다. 룰라는 취임 초 2.7%에 머물던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재임 기간(2003~2010)에 연평균 7.5%로 끌어올렸다. 이 기간에 브라질은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지위가 바뀌었고, 2000만명 이상이 절대빈곤에서 벗어났다. 반면 2011년 대선 당시 룰라가 적극적으로 지지한 호세프는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성장보다 분배를 더 중시했다. 젊은 시절 마르크스주의를 신봉하고 좌파 게릴라 조직에도 가담한 호세프는 룰라와 달리 ‘분배우선’이라는 원칙과 고집으로 일관했다. 경제적 불평등 해소에 초점을 맞춘 그의 정책은 결국 ‘최악의 경기’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브라질 경제는 다시 살아날까?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브라질 경제의 키는 미셰우 테메르 신임 대통령이 쥐게 됐다. 중도 우파 성향의 테메르는 2018년 말까지 글로벌 투자유치, 재정긴축, 연금개혁,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해 깊은 침체에 빠진 브라질 경제를 회생시켜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됐다. 호세프 탄핵 직후 대통령에 취임한 테메르는 “경제를 다시 튼튼하게 만들어 브라질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일단 긍정적이다. 지난해 달러 대비 33%나 폭락한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호세프 탄핵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서 올 들어 20% 정도 올랐다. 통화 가치가 강해진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그 나라 경제가 호전될 거라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초까지 10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오던 투자가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0.4% 증가했다며 소비자신뢰지수와 기업신뢰지수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노동개혁, 연금개혁, 재정축소에는 포퓰리즘 정책에 젖은 국민의 저항이 클 것으로 보여 경제회복이 기대만큼 속력을 낼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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