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에서 발견된 1억년 전 도마뱀 발자국 화석.
경남 남해에서 발견된 1억년 전 도마뱀 발자국 화석.
중생대 백악기의 도마뱀 발자국 화석이 세계에서 처음 국내에서 발견됐다. 발자국을 남긴 도마뱀은 새로운 종으로 규명돼 ‘한국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도마뱀’이라는 뜻의 ‘네오사우로이데스 코리아엔시스(Neosauroides koreaensis)’로 명명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3년 경남 남해군 창선면 가인리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499호)에서 발견된 화석을 한국 미국 스페인 중국 등 4개국 공동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세계 최초의 중생대 백악기 도마뱀 발자국 화석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중생대 백악기의 도마뱀 뼈가 발견된 적은 있으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화석에는 앞발자국 8개와 뒷발자국 1개가 찍혀있다.

중생대는 트라이아스기(2억5000만~2억130만년 전) 쥐라기(2억130만~1억4500만년 전) 백악기(1억4500만~6600만년 전) 등 세 시기로 나뉜다. 이 화석이 나온 지층은 약 1억년 전 영남지역에 형성된 퇴적층인 함안층이다. 함안층에서는 공룡, 익룡, 새 등 다양한 동물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발견된 중생대 도마뱀 발자국 화석은 트라이아스기의 린코사우로이데스(Rhynchosauroides)가 유일했다.

남해의 발자국 화석은 린코사우로이데스의 발자국과는 형태가 크게 다르다. 미국과 멕시코 서부에 사는 현생 도마뱀인 산쑥도마뱀(Sceloporus graciosus)의 발자국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중생대 백악기 도마뱀 발자국 화석이 희귀한 것은 해안가와 호숫가에 살던 도마뱀이 쥐라기 이후 내륙으로 서식지를 옮겼기 때문”이라며 “약 1억년 전에는 가인리가 커다란 호숫가의 가장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마뱀 발자국 화석 발견으로 중생대 백악기에 한반도에 다양한 척추동물이 살았음이 또다시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남해 도마뱀 발자국 화석에 대한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인 백악기 연구(Cretaceous Research)의 지난달 26일자 온라인호에 실렸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