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이스라엘은 같은 해인 1948년 건국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사람 수는 이스라엘(13명)이 한국(1명)보다 월등히 많다. 유대인으로 범위를 넓히면 노벨상 수상자의 30% 이상, 글로벌 500대 기업 경영진의 40%가량이 유대인이다. 또 인구 1만명당 이스라엘 과학자 숫자는 140명에 달한다. 미국(83명)보다 앞선 세계 1위다. 인구 830만명에 불과한 이스라엘에 이처럼 창의적 인재가 많은 배경에는 답을 가르쳐주지 않는 유대인들만의 독특한 교육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하브루타(chavruta)’다. 하브루타는 나이, 계급, 성별에 관계없이 두 명이 짝을 지어 서로 논쟁을 통해 진리를 찾는 것을 의미한다.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를 공부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이스라엘의 모든 교육과정에 적용된다. 공부법이라기보다 토론 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부모나 교사는 학생이 궁금증을 느낄 때 부담 없이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함께 토론을 이어가지만 답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만 한다.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지식을 완벽하게 체득할 수 있고 새로운 해결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브루타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시각과 견해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하브루타를 하는 두 사람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 교육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두 사람이 모이면 세 가지 의견이 나온다’는 이스라엘 격언은 이런 문화에서 나왔다. 탈무드 교육전문가인 헤츠키 아리엘리 글로벌엑셀런스 회장은 “토론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며 “논쟁하고 경청하는 것이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