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 만난 날…북한 '탄도미사일 도발'
북한이 5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핵·미사일 개발로 난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야욕을 노골화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낮 12시14분께 황해북도 황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노동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며 “미사일 비행 거리는 1000㎞ 내외”라고 밝혔다.

합참은 이어 “미사일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내 해상으로 사전 항행경보 발령 없이 발사됐다”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은 일본 방공식별구역을 400㎞ 이상 침범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달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쏜 지 12일 만으로, 노동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3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중국 항저우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종료된 직후 이뤄졌다.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나흘 앞둔 시점이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G20 정상회의와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을 계기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지속시키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북한인권법에 반발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선전 매체들은 최근 우리의 북한인권법에 대해 “부질없는 망동”이라며 비난에 열을 올렸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중국 베이징 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엄중히 항의했다. 자위대는 P3C 초계기 등을 현장에 급파해 미사일 잔해 수거에 나섰다. 교도통신은 “방위성이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의 사정(射程)을 연장한 개량형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분석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G20 회의 참석차 중국 항저우를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내각에 만전을 다해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스가 장관은 “중국 베이징 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항의할 때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난했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도쿄=서정환특파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