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이 법원의 한정후견 개시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양헌은 이날 서울가정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31일 법원이 한정후견을 결정한 지 이틀 만이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에게 후견인이 필요한지 다시 항고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게 됐다. 항고심은 서울가정법원 항소부가 맡는다. 후견인의 대리권은 법원 결정이 확정돼야 유효하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한정후견 개시 결정이 난 직후 “재판부가 한정후견 개시 결정을 내렸는데 비록 한정적이라고는 하나 그 행위능력을 제한하는 데 대해서 도저히 승복할 수 없다”며 “항고 절차를 밟아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가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사건을 심리한 끝에 “신 총괄회장이 질병이나 고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며 한정후견 개시 결정을 내렸다. 한정후견인으로는 법무법인 원이 공익활동을 위해 설립한 ‘사단법인 선’이 지정됐다.

후견 대상의 정신건강 정도에 따라 성년후견과 한정후견, 특정후견, 임의후견으로 나뉜다. 한정후견은 정신적 제약 때문에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 지정되며 대리인은 법원이 정한 범위 안에서 대리·동의·취소권 등을 행사한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