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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포럼] 발전하는 과학수사, 진실에 대한 열정은 인간의 몫

입력 2016-08-24 17:52:49 | 수정 2016-08-25 00:51:12 | 지면정보 2016-08-25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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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까지 동원될 수사현장에도
빼놓을 수 없는 건 사람의 열정
'기술+사람'이 사건해결 열쇠

김영대 <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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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게임을 할 수 있는 속초, 울산 지역에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현실과 가상현실이 접목된 증강현실(AR) 게임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증강현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과연 과학기술은 인류를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킬 것인가. 우리는 흥미롭고도 우려스러운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된 미래에 과학수사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과학수사 역시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등장한 분야이니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인공지능을 활용한 과학수사는 여러 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분야에서는 방대한 디지털 증거 속에서 수사기관이 원하는 증거를 찾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다. 전통적 과학수사인 문서 감정 등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패턴인식 분석을 통해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과학의 획기적 발전에 따라 모든 범죄 증거를 찾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디지털 포렌식 수사가 발전함에 따라 안티포렌식 분야 또한 관심을 끌고 있다. 디지털 증거를 물리적으로 완전히 삭제하는 디가우징, 소프트웨어적으로 복구 불가능하게 하는 완전삭제 기법 등 전통적인 정보보호 기술이 안티포렌식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결국 쫓고 쫓기는 범인과 수사기관의 숨바꼭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학기술의 획기적 발전에 따라 과학수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의미를 더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과거에는 영구미제가 됐을 강력사건이 과학수사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DNA 수사를 통해 상당수 해결되고 있다. 범행 현장에 남겨진 땀 한 방울, 담배꽁초, 피해자의 의류에 남겨진 가해자의 미세흔적 등을 통해 범인을 적발해내고 있다. 거리에 설치된 CCTV,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등에 기록된 디지털 영상을 통해서도 많은 사건이 해결되고 있다. 과거에는 교통사고의 경우 신호위반 여부가 규명하기 어려운 난제였으나 지금은 차량 블랙박스에 정확히 포착돼 대부분 신호위반 사건이 손쉽게 해결되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전한 만큼 인간, 즉 수사관의 역할은 축소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과학기술이 발전했지만 이를 활용하고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열정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최근 어느 인터넷 도박사건에서는 그들이 거래하는 연결계좌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범인 중 한 명이 사무실에서 셀프사진을 찍으면서 배경에 나타난 게시판에 어렴풋이 적힌 계좌번호와 계좌주 명의를 영상 분석을 통해 명확히 해 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경우가 있었다. 휴대폰에 찍힌 수천 장의 사진 중 문제의 사진을 찾아낸 수사관의 열정이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된 것이다.

또 어느 등산객 살인사건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범인을 잡으려 했으나 시간만 가고 해결이 되지 않아 영구미제 우려가 높은 상태에서 피해자의 장갑 등을 재감정, 가해자의 DNA를 찾아내 사건을 극적으로 해결한 사례도 있었다.

이와 같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과학기술만도 아니요, 그렇다고 인간만도 아니다. 발달된 과학기술과 인간의 열정과의 조합, 이것이 진실발견의 바람직한 구조라고 할 것이다.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할 것이다. 과학기술은 인류를 위해 사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영대 <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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