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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구의 비타민 경제] 무죄추정의 원칙은 경제에도 유리

입력 2016-08-24 17:48:35 | 수정 2016-08-25 00:54:17 | 지면정보 2016-08-25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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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등장하는 추리 사건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법률 용어 중에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사람이 범죄자로 의심이 가더라도 이를 검찰이나 경찰이 완벽하게 증명하기 전에는 그 사람을 무죄로 보고 대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게 참 답답한 일인 것이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범인을 놓아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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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 뻔히 범인이라는 것을 경찰이 알고 있지만 증거가 없어서 풀어줘야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미국에서는 유죄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검사가 제시한 증거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는(beyond reasonable doubt) 수준으로 유죄를 입증해야 한다. 달리 표현해서 배심원의 마음에 이 사람이 범인이라는 확신이 99% 이상일 경우에만 유죄 판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 법원에서 유죄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다. 진짜 범인이라는 확신이 98%인 용의자는 무죄 선고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경찰이 발견해도 100명 중 99명은 증거 불충분으로 풀어줄 수 있다는 논리이니 일반 시민들은 많은 범죄자가 처벌도 받지 않고 거리를 활보한다는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일본 영화 ‘데스노트’에서 법이 처벌하지 못하는 범죄자를 주인공이 죽이자 일반 시민들이 지지했겠는가. 범인에게만 유리한 제도가 바로 무죄 추정의 원칙인 것이다.

1명의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 99명의 진짜 범인을 놓쳐도 할 수 없다는 논리 뒤에는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위험기피이론’이 관련돼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지만 억울하게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의 범인이 될 수도 있다. 만일 유죄 기준이 50%의 확신이라면 유죄 판결을 받는 사람 2명 중 1명이 억울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런 법 규정하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당연히 범인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도둑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밤에는 외출을 자제할 것이고, 술 취한 사람들이 몰려 있는 술집에는 절대로 가지 말아야 한다. 괜한 폭행 사고라도 나면 바로 전과자가 될 테니 말이다. 아는 사람이 없는 지역 출장이나 여행도 제정신으로는 하기 힘들 것이다. 그 고장 사람들이 낯선 내게 죄를 뒤집어씌울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경제 활동이 위축돼서 엄청난 경제 소득 손실이 발생한다. 범죄율보다는 억울함이 없는 것이 경제에도 유리하다는 뜻이다.

한순구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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