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방울로 질병 확인…체외진단 시장 '쑥쑥'
마크로젠 바디텍메드 랩지노믹스 등 체외진단업체가 올 상반기에 견조한 성장세를 탔다. 고령화와 감염성 질환 증가 등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체외진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덕분이다. 국내 체외진단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로슈 에보트 지멘스 다나허 등 4개 글로벌 업체가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는 세계 체외진단 시장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성과 본격화

국내 체외진단업체는 세계 시장에서 후발주자다. 로슈 등 글로벌 업체보다 20~30%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경쟁하고 있다. 가격에 민감한 중동, 중남미 등 신흥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그 결과 체외진단 의료기기용 시약류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4년 476%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32% 증가한 3억3031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체외진단업체의 수출 실적도 ‘맑음’이다. 분자진단업체 씨젠은 2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4% 늘어난 165억원을 기록했다. 바디텍메드는 중동, 중남미 등 신흥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증가했고, 마크로젠도 세계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수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마크로젠은 상반기 매출이 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늘었다. 바디텍메드도 39.5% 성장했다.

◆분자진단분야 성장성 ‘주목’

체외진단 시장 전망은 밝다.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감염성 질환 증가 등으로 체외진단 수요가 커지고 있다. 기존의 비싼 의료비용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질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분자진단분야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유전체 정보 등을 분석해 환자 특성에 맞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밀의료’가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정밀의료가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되면서 연말부터 건당 500만~600만원의 차세대유전자분석기술(NGS) 기반의 암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될 예정이다. 씨젠 관계자는 “대부분 분자진단업체가 암 관련 진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관련 수혜가 예상된다”며 “암 관련 제품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 허용도 ‘호재’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부터 허용한 민간 유전자 검사도 체외진단업계엔 호재다. 복지부가 정한 민간 기업의 유전자 검사 허용 항목은 혈당, 혈압 등 12개 검사 항목과 관련한 46개 유전자다. 허용 범위가 좁아 실적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란 판단이다.

분자진단업체들은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랩지노믹스는 유전자 검사로 맞춤 운동과 식습관 개선을 제안하는 건강관리 서비스 ‘제노팩’을 출시했다. 피부, 탈모 등과 관련한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마크로젠도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 체외진단

혈액, 분뇨, 체액 등으로 질병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분석기와 시약, 소모품 등 체외진단기기 국내 시장 규모는 1조원 안팎이다. 세계 시장 규모는 600억달러(약 67조원)에 이른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