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빛 발차기 > 김소희가 18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경기장3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에서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에게 발차기 공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금빛 발차기 > 김소희가 18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경기장3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에서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에게 발차기 공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애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태권소녀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가 ‘금빛 발차기’로 한국의 메달 가뭄을 해갈했다. 김태훈(22·동아대)도 동메달을 보태며 태권도가 ‘효자 종목’임을 재확인시켰다.

김소희는 18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의 카리오카경기장3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에서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를 7-6으로 힘겹게 꺾었다. 이로써 이번 대회 태권도에서 첫 번째 금메달, 한국 선수단에는 일곱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김소희는 올림픽 출전이 처음이지만 2011년 경주,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46㎏급에서 잇달아 우승한 월드 챔피언 출신이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김소희는 이번 대회 첫 경기(16강전)에서 훌리사 디에스 칸세코(페루)를 10-2로 완파했다. 이후 결승까지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최대 고비였던 파니팍 웡파타나낏(태국)과의 8강전에서는 2-4로 끌려갔다. 마지막 3라운드 종료 4초를 남겨놓고 머리 공격에 성공해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준결승전에서는 야스미나 아지즈(프랑스)와 3라운드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는 골든 포인트제로 치러지는 연장전에서 36초를 남겨놓고 몸통 공격에 성공해 1-0으로 이겼다.

보그다노비치와 맞선 결승전에선 끝날 때까지 쫓겨다녔다. 1라운드 중반 몸통 공격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2-1로 앞선 김소희는 2라운드 중반 상대 등 뒤로 왼발을 들어올려 헤드기어 뒷부분을 때리고 석 점을 보탰다. 3라운드부터는 점수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일곱 차례나 경고를 받았다. 두 번 경고는 1점이다. 김소희는 경고로만 석 점을 내줘 7-6까지 쫓겼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김소희가 다시 매트 위로 넘어지자 보그다노비치 측에서 경고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독관은 영상을 다시 돌려봤다. 이때까지 총 9개의 경고를 받은 김소희는 경고 하나만 더 받으면 10개로 대회 규정상 감점패를 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판독관은 경기 종료 후 김소희가 매트에 넘어졌다고 판단해 경고를 주지 않은 주심의 판정이 맞다고 확인했다. 김소희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소희는 “정말 한 경기 한 경기가 힘들었다” 며 “먼 길 오신 부모님께 메달을 걸어드리겠다는 약속을 지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태훈
김태훈
김태훈은 김소희의 결승전에 앞서 열린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를로스루벤 나바로발데스(멕시코)를 7-5로 꺾고 동메달을 수확했다. 그는 “메달 획득만으로 영광이다. 힘든 걸 이겨내면서 더 성장하는 것 같다”며 “2020년 도쿄올림픽 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석/유정우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