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이후 두 차례 총선거에도 스페인 정치권이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1당인 국민당이 4당인 신생 정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한다.

중도 우파 국민당(PP)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대행은 중도 우파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Ciudadanos)와 연립정부 구성 논의를 시작한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시우다다노스의 알베르트 리베라 대표는 반부패 방안과 선거 개혁 등이 포함된 6가지 개혁안을 연정 참여를 위한 조건으로 국민당에 제시했다. 이 조건을 국민당이 받아들인다면 시우다다노스는 라호이 총리대행의 연임을 지지하기로 했다.

라호이 총리대행은 이날 “스페인은 새 정부가 필요하고, 다시 선거를 치러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 구성을 위한 합의가 당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1년 이후 집권해 온 라호이 총리대행의 국민당은 지난해 12월 선거에서 1당에 올랐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지난 6월 다시 총선이 치러졌다. 6월 총선에서도 국민당은 정원 350석 하원에서 역시 과반에 못 미치는 137석을 얻었다.

라호이 총리대행은 지난달 펠리페 6세 국왕으로부터 정부를 구성하라는 권고를 받아 연립정부나 소수정부 출범을 목표로 주요 정당과 접촉해 왔다. 제2당인 중도 좌파 사회노동당(이하 사회당)이 라호이 총리 연임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국민당과 시우다다노스를 합쳐도 과반에 7석 미달해 라호이 총리대행이 총리 선출을 위한 하원 신임 투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좌파 성향의 사회노동당(PSOE)이나 3당 포데모스(Podemos)의 협조가 필요하다.

페드로 산체스 사회당 대표는 이날 국민당과 시우다다노스의 연정 구성 논의에 대해 “라호이 총리대행이 신임 투표에 나설지는 알 수 없다”면서 “라호이 총리대행의 연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