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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움직인 기재부 사무관의 '할 수 있다' 정신

입력 2016-08-15 19:06:52 | 수정 2016-08-15 23:01:49 | 지면정보 2016-08-16 A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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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신용등급 담당 최진광 국제금융국 사무관

매일 세번씩 신평사와 통화
휴가지서도 자료 요청 대응

균형 잡힌 정보로 신뢰 쌓아
S&P 신용등급 상향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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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광 기획재정부 사무관(38·행시 50회·사진)은 작년 3월부터 매일 세 번씩 국제전화를 건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의 한국 담당자들과 통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가계부채 문제부터 시시콜콜한 일상까지 모든 것이 대화 주제다.

1년5개월째 매일 통화하다 보니 서로 이름을 부르며 깊은 정보를 나눌 정도로 ‘신뢰’가 쌓였다.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치(AA)로 상향 조정한 지난 8일 오전에도 S&P 담당자는 최 사무관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었다. “JK(최 사무관의 영어 이름), 축하해. 우리 회사 위원회에서 한국 등급을 올렸어.”

신용등급 상향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양호한 거시경제성과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기재부 동료들은 최 사무관의 성실하고 끈질긴 업무 태도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고 입을 모은다. “신용등급이 상향된 공로의 10% 정도는 최 사무관 몫”(최상목 기재부 1차관)이란 칭찬까지 나온다. 이런 얘기가 돌더라고 넌지시 묻자 최 사무관은 손사래를 쳤다. “공무원의 역할은 ‘메신저’에 불과합니다. 신용등급 상향은 당연히 국민들의 노력 덕분이죠.”

최 사무관은 작년 3월 국가신용등급 업무를 담당하면서부터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는 ‘소통 강화’다. ‘수동적·방어적’이던 신용평가사와의 소통 방식을 ‘적극적·능동적’으로 전환했다.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도 국제전화를 걸고 받는 건 기본. 지난달 휴가 기간에는 S&P의 갑작스런 자료 요청에 대응하느라 노트북을 끼고 지냈다. 이메일 아이디도 ‘jk.choi.kmof@korea.kr’로 바꿨다. 자신의 이름(jk), 기재부(kmof), 한국(korea)을 상대방이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양질의 서비스 제공’도 최 사무관이 공들이고 있는 업무 원칙이다. 정부가 주요 정책을 발표하면 영문 번역본을 그날 안에 신용평가사로 보냈다. 외신 보도와 글로벌 투자은행(IB) 분석에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정부에 유리한 정보’ 대신 ‘균형 잡힌 정보’를 전달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신뢰’를 쌓기 위해서였다. 1100조원이 넘어선 가계부채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국내 학계의 우려도 소개하는 식이었다.

‘끈질긴 대응’도 최 사무관의 장점 중 하나다. 일부 신용평가사 담당자들로부터 “이제 전화 좀 그만하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주요 이슈에 대한 자료는 ‘그만 보내도 된다’고 할 때까지 보냈다. 한국 관련 자료가 워낙 많아 ‘한국 내용은 메모해 놓지 않아도 된다’는 말까지 신용평가사 업계에 퍼졌다는 후문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최 사무관의 ‘하면 된다’는 정신이 S&P 등 신용평가사를 움직였다”고 했다.

최 사무관의 남은 목표 중 하나는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다. 피치는 무디스, S&P보다 한 단계 낮은 ‘AA-’를 주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의 의미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것도 숙제다. ‘빚 갚을 능력’ 정도로 폄하하는 일부 의견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최 사무관은 “국가신용등급은 한 나라의 경제 정치 등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평가해 발표하는 포괄적인 지표”라며 “국민과 가계, 기업의 피와 땀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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