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정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국채 금리 하락에도 소비와 투자 회복 등 실물 경제에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일본은행은 지난 1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 도입한 이후 2월16일부터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맡기는 당좌예금 중 일부에 연 -0.1%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의도대로 시장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10년 만기 일본 국채금리는 도입 전 연 0.04%대에서 연 -0.1%대로 하락했다. 도요타자동차, 도카이여객철도 등 일본 기업은 10년 이상 회사채를 잇달아 발행하며 저리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

하지만 실물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아직 요원하다. 2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내 개인소비 증감률이 15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지만 최근 3개월 연속 백화점 매출이 감소하는 등 소비지표는 부진한 양상이다. 6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같은 달 대비 0.5% 떨어져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 경제에 제동이 걸린 건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엔화 강세와 주가 하락이 이어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말 달러당 120엔 아래에 있던 엔화 가치는 지난 주말 113엔대로 올랐다. 신흥국 경기 둔화와 국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엔화로 매수가 몰렸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은 예금과 대출 이자마진 축소로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3대 대형은행 지주회사 수익이 최소 3000억엔(약 3조27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너스 금리가 디플레이션 탈출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일본은행이 정책 도입 효과를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전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