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에게 이번 광복절 연휴 중 14일(한국시간)은 가장 분주한 날이다. 한국과 온두라스의 8강전이 이날 오전 7시에 열리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4시에는 덴마크와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있다.

골프 팬들은 연휴 기간 내내 남자 골프 3, 4라운드를 저녁부터 새벽까지 시청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금메달을 노리는 배드민턴, 펜싱, 레슬링 등도 이번 연휴가 ‘메달 사냥 기간’이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에서 은퇴하는 ‘번개맨’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는 13일 저녁 뜀박질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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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
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
14일 축구 8강
13일에는 핸드볼, 배구 ‘감동 드라마’


온두라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2위로 48위인 한국보다 약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2승1무로 앞서 있다. 신태용 감독은 “중남미 팀은 선제골을 내주면 안 된다”며 공격 축구를 강조했다. 한국이 온두라스를 이기면 브라질과 콜롬비아전 승리 팀과 4강에서 맞붙는다. 두 남미팀의 경기는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열린다.

축구 외에 다른 감동적인 경기들도 열린다. ‘우생순’ 드라마를 쓰고 있는 여자 핸드볼팀 경기는 연휴 첫날인 13일 오전 9시50분 시작한다. 이어 ‘거요미(거인+귀요미)’ 양효진(27·현대건설) 등 훤칠한 선수들이 등장하는 여자 배구 예선은 오전 10시35분에 중계된다.

육상 김국영, 권투 함상명
‘패기는 이미 금메달’


김국영(25·광주광역시청)은 14일 한국 육상 역사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새긴다. 그는 이날 0시 마라카낭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남자 100m 예선에 출전한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100m에 나서는 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진선국(45) 이후 20년 만이다. 김국영의 100m 준결승 진출은 어렵다. 하지만 그는 ‘국제대회에서 세우는 한국 신기록’을 목표로 뛴다. 김국영은 지난해 7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한국 신기록(10초16)을 세웠다. 이는 올림픽 참가 기준 기록이기도 했다. 그는 ‘리우에서 10초1의 벽을 넘고, 2018년 9초대 진입’이라는 계획도 갖고 있다. 김국영에겐 리우올림픽이 육상 인생의 전환점이다.

한국의 유일한 권투 선수인 함상명(21·용인대)의 가슴엔 ‘분골쇄신(粉骨碎身)’ 문신이 새겨져 있다. 경기를 뛸 때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질 때까지 싸우겠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 11일 복싱 밴텀급(56㎏) 32강전에서 빅터 로드리게스(21·베네수엘라)에게 2-1 판정승을 거뒀다. 그는 “3라운드에서 힘이 다 떨어졌지만 이왕 온 거 죽을 때까지 싸워보자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올림픽 목표인 1승을 달성한 그는 14일 오전 5시30분 중국의 장자웨이(27)와 맞붙는다. 함상명은 2년 전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장자웨이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결은 두 선수의 ‘리턴 매치’다. 패기 넘치는 두 선수는 승패와 관계없이 폭염을 잊게 하는 시원한 경기를 선사할 전망이다.

볼트가 뛴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볼트는 13일 오후 9시35분 남자 100m 예선에 참가한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 육상 사상 전인미답의 올림픽 3회 연속 3관왕 대기록에 도전한다.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한 볼트는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100m, 200m, 400m 계주 정상에 서며 올림픽 2회 연속 3관왕에 올랐다.

볼트는 “이번이 나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며 “내가 갖고 있는 것의 150%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 시즌 볼트는 허벅지 부상에 시달리며 압도적인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의 올 시즌 100m 최고 기록은 9초88이다. 이 때문에 경쟁자들과 치열한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베테랑 스프린터 저스틴 게이틀린(미국)과 자메이카 후배인 요한 블레이크 등이 볼트의 왕좌를 노리고 있다. 남자 100m 결승은 15일 오전 10시25분에 열린다.

최진석/유정우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