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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발 상법개정안…재계 '초긴장'] 일본에만 있는 다중대표소송제…'갈라파고스 규제' 하자는 야당

입력 2016-08-10 18:46:32 | 수정 2016-08-11 03:34:44 | 지면정보 2016-08-11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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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도 제한적 허용
경영권 침해 우려 커…100% 자회사에만 적용
독일·프랑스·중국은 인정 안 해

집중투표제까지 의무화…멕시코·러시아·칠레만 시행
미국, 적대적 M&A 후유증에 기업 강제 규정 아예 없애
야당이 잇따라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 담긴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도입한 나라는 세계에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중대표소송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만 법제화한 제도다.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 나라는 칠레 멕시코 러시아 3개국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의 상법 개정안이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유다. 갈라파고스 규제는 세계 흐름과 동떨어진 ‘우물 안 개구리’ 식 규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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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영 분쟁 늘자 집중투표제 폐지

1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세계 주요 국가의 상법을 분석한 ‘상법 개정안 제도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야당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은 대부분 다른 선진국엔 없거나 일부 국가만 도입한 제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주요 제도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집중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전자투표제 △사외이사 규제 강화 등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입법 사례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다른 사내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토록 하는 제도다. 감사위원 선임 단계부터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한다. 일본에선 감사위원회를 세 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며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우고 있지만, 감사위원 선임에 대해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서 두 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 나라는 러시아 멕시코 칠레 3개국뿐이다. 한국(현행 상법상)을 비롯해 미국 일본 러시아 필리핀 대만 이탈리아 중국 등이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긴 했지만 기업들이 자율적 또는 임의로 채택할 수 있다. 법적 의무화 대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은 1940년대 애리조나 등 22개 주에서 집중투표제를 강제 규정으로 도입했다. 이로 인해 경영자 간 갈등이 빈번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 1950년대 이후 대부분 주가 기업 자율로 적용하도록 바꿨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1950년대 이후 미국에서 회사 경영권 확보를 위한 위임장 쟁탈전이 벌어지고 기업 사냥꾼들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을 경험하면서 집중투표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한때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 일본도 제도 도입 후 주주 간에 경영권 분쟁이 끊이지 않자 1974년 상법 개정을 통해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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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다중대표소송제 조건 엄격

야당의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다중대표소송제도 마찬가지다. 다중대표소송제를 입법화해 의무화한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 일본도 경영권 침해와 자회사 주주의 권리침해 등을 이유로 다중대표소송 대상은 100% 자회사로 한정하고 있다.

미국은 판례로 인정하고 있으나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100% 소유한 경우에만 인정하는 분위기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미계 국가 일부도 다중대표소송을 인정하고 있지만, 법원의 제소허가 등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다중대표소송이 인정은 되지만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만 해 실제 제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독일 프랑스 중국 등은 제도적으로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판례에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야당의 개정안에 담긴 사외이사 규제 강화 방안도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전자투표제도 의무화하지 않는 추세다. 미국은 대부분 주에서 전자투표제도를 임의 규정으로 도입하고 있다. 독일 영국 일본 등도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다. 김선정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대부분 나라에서 의무화돼 있지 않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나 집중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등을 도입하자는 일부 야당 의원의 주장은 한국을 ‘상법 실험장’으로 만들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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