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 Q9500'은 국내 판매량 20만대를 돌파했다. 지속되는 무더위로 지난 6월초 10만대를 넘어선 이후 두 달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 Q9500'은 국내 판매량 20만대를 돌파했다. 지속되는 무더위로 지난 6월초 10만대를 넘어선 이후 두 달 만에 두 배로 늘었다.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에어컨과 제습기의 판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록적인 폭염 영향으로 에어컨 판매량은 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에어컨 시장은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2013년 200만대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다시 판매량이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에어컨 판매량은 3년 만에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여기에 정부가 에너지효율 1등급 가전제품 인센티브 지원정책을 시행하면서 에어컨 판매량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무풍에어컨 Q9500'은 국내 판매량 2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6월 초 10만대를 넘어선 이후 두 달 만에 두 배로 늘어난 것.

LG전자 역시 에어컨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 휘센 에어컨 생산라인은 3년 만에 최대치로 가동하고 있다. 대유위니아와 동부대우전자 역시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대비 50%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컨 수요가 많아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며 “올해는 늦더위까지 예상되면서 9월까지도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제습기 판매는 곤두박질쳤다.

업계에 따르면 2013년 120만대로 정점을 찍은 국내 제습기 판매량은 2014년과 지난해 8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50만~60만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폭염에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은 장마, 태풍의 영향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

실제 기상청의 장마일수 및 강수량 변화 추이를 보면 최근 5년(2011~2015년)간 평균 장마일수는 33일로 이전 30년(1981~2010년) 평균(32일)보다 하루가 많았다. 그러나 평균 강수량은 최근 5년이 355mm로 이전 30년(356.1mm)보다 0.3%가 적었다.

특히 마른 장마가 나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장마기간 강수량이 각각 158.2㎜, 240.1㎜에 그치기도 했다.

당초 삼성과 LG, 대유위니아, 위닉스 등은 2013년 제습기 판매량 증가 이후 이듬해 제품 구성을 늘려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의도치 않은 마른 장마 등의 영향으로 판매에 고전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습기는 최근 1~2년 사이 제품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고 에어컨과 비교하면 마진이 적어 사업을 정리하는 업체들도 있다"며 "제습기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수익 악화에서 장기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