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TSMC·인텔과 하반기 증설 전쟁
삼성전자가 하반기 반도체 설비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쟁사인 대만 TSMC, 미국 인텔과 증설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2016년 하반기 자본적 지출(CAPEX·시설투자) 전망치는 75억6100만 달러(약 8조3960억원)로 상반기(34억3900만 달러)보다 120% 늘어날 것으로 점쳐졌다.

TSMC는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92% 늘어난 65억7400만 달러(7조3000억원)를 설비투자에 지출할 계획이며, 인텔도 올 하반기에 상반기 대비 61% 증액한 58억5400만 달러(6조50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TSMC, 인텔은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종합반도체기업(IDM) 순위에서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 기업인 인텔이 전체 매출에서는 앞서지만, 메모리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선다. 지난해 인텔 매출은 514억 달러,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401억 달러를 기록했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로 종합 매출순위에서 인텔, 삼성에 이어 3위다. 특히 TSMC는 애플에 가장 많은 수량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납품하는 업체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에 4조2000억원의 시설투자비용을 집행했고, 이 중 반도체 부문이 2조원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낸드플래시 전략품목인 V-낸드 설비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텔도 중국 다롄(大連) 공장을 3D(3차원) 낸드플래시 전용 라인으로 개조하면서 집중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TSMC는 모바일 AP 라인 증설 등에 중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올해 전체 설비투자 규모는 110억 달러로 작년(130억1000만 달러)보다는 15% 감소할 것으로 IC인사이츠는 내다봤다. 반면 TSMC는 올해 100억 달러, 인텔은 95억 달러를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