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주발전소서 나온 탄소 '친환경 처리'
이산화탄소 세척기 제조업체인 위비즈(대표 예상철·사진)는 한국남부발전이 운영하는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의 남제주화력발전소에 ‘친환경 이산화탄소 포집장치’를 설치한다고 9일 발표했다. 위비즈는 국내 연구소에서 개발한 포집기술을 이전받아 화력발전소에 포집장치를 구축함으로써 중소기업과 연구소, 화력발전소가 상생하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는 85억원을 들여 1만㎡ 부지에 포집장치를 내년 9월까지 설치해 하루 40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음료수 및 용접 회사 등에 이산화탄소를 팔아 연간 6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제주화력발전소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생산 장소를 제공하는 대신 위비즈에서 이산화탄소를 처리해줌으로써 연간 2억원 정도의 처리비용을 절약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예상철 위비즈 대표는 “그동안 제주에서 이산화탄소가 들어가는 음료수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울산 여천 등에서 이산화탄소를 들여와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물류비가 t당 10만원 이상 들었지만 제주에서 이산화탄소가 제조되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도시를 지향하는 제주도의 정책과도 맞아떨어지는 데다 그동안 외국기술로 만들어진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수입대체 효과까지 올릴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의 친환경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개발한 국산 신기술을 사용료를 제공하기로 하고 이전받았다.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은 제철소나 화력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육상 또는 해양에 저장하는 기술로 온실가스 감축의 대안으로 각광 받고 있다. 예 대표는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다른 발전소와 제철소를 대상으로 계약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스리랑카 환경부와 친환경 이산화탄소 포집장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부산 용당동 부경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위비즈는 2012년 창업해 지난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