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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우 기자의 여기는 리우!] 바람 불어 긴장한 정의선 양궁협회장, 바람 뚫은 금과녁에 "휴~ 해냈구나"

입력 2016-08-08 18:12:26 | 수정 2016-08-09 13:59:44 | 지면정보 2016-08-09 A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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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 현대차공장서 달려와 여자양궁 단체 8강전부터 응원
초속 3m 돌풍 불기시작하자 말수 확 줄고 얼굴 굳어져

일본·대만·러시아 물리치고 올림픽 8연패 달성하자
선수들과 '감격의 포옹'

"정말 자랑스럽다…맛있는 저녁 사줄 계획"
다시 말수 많아지며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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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전 종목 석권 기대할 만한가요?”(기자) “봐야죠.”(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말을 아끼는 스타일이다. 표정이 별로 없고, 무뚝뚝하다. 8일(한국시간) 여자양궁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양궁 연습장을 방문했을 때도 그랬다. 일본과의 8강전이 열리기 딱 한 시간 전이었다. 초속 1~3m의 돌풍이 불기 시작한 연습장에서 만난 그는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기자의 질문에도 간결하게 답했다.

사상 첫 올림픽 양궁 8연패로 가는 길목에서 숙적을 맞닥뜨린 탓일까. 경기 전망에 대해 그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철학적인 얘기까지 했다.

< “수고했어요” >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오른쪽)이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 대표팀에 부상을 수여하며 기보배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기사 이미지 보기

< “수고했어요” >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오른쪽)이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 대표팀에 부상을 수여하며 기보배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형철 양궁 대표팀 총감독과 최미선(20·광주여대), 기보배(28·광주시청), 장혜진(29·LH) 등 여자 대표 선수들과의 대화에서도 긴장감이 묻어났다. 바람의 세기, 선수들의 컨디션, 식사 여부 등 세세한 부분을 하나하나 물었다. 깊이 생각한 뒤 또 묻곤 했다.

정 회장이 “바람이 어제보다 많이 분다. 긴장되지 않느냐”고 묻자, 문 감독이 “조금 긴장은 된다”고 했다. 정 회장은 “나도 긴장되는데 선수들은 오죽하겠느냐”며 문 감독을 다독였다.

바람이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자 정 회장의 얼굴이 더 굳어졌다. 이날 바람은 초속 3m를 넘나들었다. 잘 쏜 화살이라도 10점부터 7점까지 오갈 수 있는, 양궁에서 종종 말하는 ‘크리티컬 드리프트’다.

하지만 기우였다.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한국 대표팀은 일본을 세트 스코어 5-1(54-54 57-51 55-54)로 완파하고 4강에 올랐고, 4강에서 대만을 역시 5-1(60-50 53-53 56-52)로 제압했다.

양궁 단체전은 세트당 여섯 발을 쏴 승부를 가리는 경기다. 이기는 팀이 2점, 지는 팀은 0점, 비기면 1점씩 나눠 갖는다. 먼저 5점 이상을 따내는 팀이 승자다. 이 경기방식은 한국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세계 양궁계의 불만이 반영된 룰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국의 미녀삼총사 ‘최-기-장’은 뚫어내며 결승에서 러시아를 5-1(59-49 55-51 51-51)로 꺾었다. 러시아 선수가 쏜 한 발의 화살이 9점과 8점 사이에 꽂힌 게 마지막 변수였다. 최종 판독에서 9점으로 수정될 경우 3세트까지 세트 스코어 4-2다. 우승에 필요한 5점에 1점이 모자란 점수. 이렇게 되면 승부는 네 번째 세트로 이어질 수도 있었고, 뒤집어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이 화살은 8점으로 확인됐다.

사상 최초로 여자 양궁 8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린 순간, 경기장은 1000여명의 한국 응원단이 연호하는 ‘대~한민국’으로 뒤덮였다. 2012 런던올림픽 단체전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기보배는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7연패에 이어 8연패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게 개인적으로 뜻 깊었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인천 계양양궁장을 비롯해 현대제철과 모비스 훈련장 등 바람의 질이 다양한 곳을 찾아 집중 훈련했다”며 “선수들이 바람을 이기는 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올림픽 개막 사흘 전인 지난 2일 일찌감치 브라질에 도착해 상파울루에 먼저 여장을 풀었다. 현대차 공장을 둘러본 그는 5일 남자단체전 대회를 처음 응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여자 대표팀까지 금메달을 확정짓자 다른 사람이 됐다. 세 명의 궁사를 끌어안으며 “수고했어, 수고했어!”를 연발하며 감격적인 8연패의 기쁨을 나눴다. 1988년 단체전이 도입된 이후부터 28년간 시상식 맨 꼭대기를 놓치지 않은 위업이다.

정 회장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오늘 맛있는 저녁을 사줄 계획”이라며 소년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자격으로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부상을 수여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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