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영 서울대 교수 "폐암 예방 새 지평 연다"
이호영 서울대 약대 교수(54·사진)가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중견급 과학자를 지원하는 리더연구자 지원사업의 리더 연구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의 지원을 받는 77개 연구단 가운데 여성 리더는 이 교수와 백성희 서울대 교수 두 명뿐이다. 의약학 분야에서 여성 연구자가 뽑힌 것은 처음이다.

이 교수는 8일 “자연과학 분야와 달리 의학과 약학 분야는 여성 연구자가 아직 많지 않다”며 “어렵지만 여성 과학자의 역할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폐암 치료제 전문가다.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여성 최초로 폐암 부문 종신교수를 따냈다. 그는 미국에서 일할 때 실험하고 논문을 쓰면서도 연구실에서 아들 숙제를 봐주고 등하교까지 챙겨 ‘슈퍼맘’으로 통했다. 5년 전 국내 후학을 양성하려고 서울대로 왔다.

위암, 간암을 연구하는 학자는 많지만 치료가 어려운 폐암 연구자는 매우 적다. 이 교수는 남들이 피하는 폐암을 연구하는 이유에 대해 “생존율이 낮은 난치병이다 보니 연구할 것이 많아 연구 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흡연이 세포 내 특정한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자극해 암세포가 빨리 자라게 하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교수가 이끄는 ‘폐기종 폐암통합제어연구단’은 3년간 매년 7억7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폐암과 폐기종을 함께 억제하고 예방하는 약물을 개발한다. 20여가지 후보 물질 개발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