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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철의 데스크 시각] 기업인 사면이 꼭 필요한 이유

입력 2016-08-07 17:47:54 | 수정 2016-08-22 16:53:40 | 지면정보 2016-08-08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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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철 중소기업부장 synerg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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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의 다행이요 군자의 불행이다(小人之幸 君子之不幸).’ 사면 반대론자들이 ‘금과옥조’처럼 내세우는 당 태종 이세민의 말이다. “사면의 은전이 죄를 지은 자에게만 미치니 죄 없는 양민은 손해”라는 의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면 찬성론자는 많지 않았다. 프랑스의 계몽주의 철학자 장자크 루소도 사회계약론에서 “(부작용이 많아) 로마공화정에선 원로원도 집정관들도 특사(特赦)를 내리려 하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선 기업인이 대상자로 오르내리면 사면 찬성론자 입지는 더 좁아진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수 강경파들은 “법 무시 풍조를 부추겨 사회 기반을 무너뜨린다”며 생계형 범죄 사면에도 반대하곤 한다.

인기없는 고뇌에 찬 결단

진보 진영은 “인기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만 낳는다”고 반발한다. “기업인 사면이 투자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주장도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사면 논의 자체에 부정적이다.

‘(사면이) 지지율을 높이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정치학의 가설도 법치주의가 발전한 21세기 대한민국에선 그리 유효하지 않다. ‘기업인 사면을 통한 경제 살리기’ 노력은 보수 강경파에도, 진보 진영에도 인기 없는 정책 수단이다. 최고 정책결정자가 ‘욕 먹을 각오하고 결단해야 할 고뇌의 대상’일 뿐이다.

‘사면이 기업인에 대한 특별대우’라는 표현은 현 정부와는 무관하다. 과거 정부에선 수차례 단행했지만 현 정부의 기업인 사면은 인색하기만 하다. 2014년 특별사면에선 기업인들이 아예 제외됐다. 지난해 8·15 특사자 6422명 중 기업인은 10여명에 불과했다. 기업인들이 오히려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이 깊어가고 있다. 장기 불황에 빠진 우리 경제의 탈출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실물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수단으론 투자 활성화밖에는 다른 대안이 거의 없다. 일자리도 투자 없이는 제대로 늘어날 수 없다.

경제 활성화 최고 수혜자는 국민

‘법치주의’ 전통이 강한 독일에도 ‘사면 없는 법은 불법이다’는 법언이 있다. 미국에서도 ‘연방의회가 대통령 사면권에 제한을 두는 법안을 제정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규정할 정도로 사면제도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인기 없는 수단이지만 사면은 국가원수의 고차원적인 정치적 결단이다. 사면이 유죄판결을 받은 기업인들에게 은전을 베푸는 시혜책만은 아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인들에게 사면이라는 면죄부를 주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사면은 국가원수의 고뇌에 찬 결단이 필요한 만큼 많은 기업인들에게 보다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지우는 유용한 방법이다.

기업인은 남다른 열정과 역량을 지닌 사람들이다. 이들의 우수한 자질을 도전적인 기업 활동에 쏟아붓도록 유인하자는 것이다. 왕성한 투자로 일자리가 생기고 국가 경쟁력이 강화된다면 가장 큰 수혜자는 국민이기 때문이다. 기업인 사면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때다.

김태철 중소기업부장 synerg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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