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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는 먹방 '조용한 식사'…'밍밍한 맛' 에 빠져드네

입력 2016-08-05 18:09:10 | 수정 2016-08-06 02:16:15 | 지면정보 2016-08-06 A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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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극 예능' 실험

Olive TV 금요일 방영
대사·내레이션·특수효과 없이 4~5명 연예인 오로지 먹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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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 나오는 것은 한낮 서울 여의도공원 야외 정자에 놓인 탁자와 연예인 한 명뿐이다. 카메라는 가수 이현우가 도토리묵밥을 말없이 먹는 모습을 약 5분 동안 보여준다. 맛이 어떻다거나 음식에 대한 설명은 없이 한여름 매미 소리만 들린다. 이현우가 “국물은 뭐로 우려냈지?”라고 혼잣말을 읊조리지만 화면에 어떤 설명이나 정보가 따로 나오진 않는다. 그가 밥을 다 먹자 코너가 끝난다.

케이블채널 Olive TV에서 5일 방영한 ‘조용한 식사’ 2회 중 한 코너의 내용이다. 지난달 29일 방영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독특한 ‘먹방’이다. 상황 설명이나 대사, 내레이션, 화려한 화면 효과를 쓰는 대신 연예인이 식사하는 행위 자체를 가만히 중계하듯 방송한다. 30분짜리 프로그램 하나에 4~5명의 연예인이 차례로 나온다.

프로그램은 내내 밋밋한 영상을 내보낸다. 카메라 앵글조차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전면에 놓은 고정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 대부분이다. 요리 과정이나 맛 평가 등 음식 관련 정보를 전하는 데 집중한 기존 음식 프로그램과는 정반대다.

자극적이지 않은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할까. 1회엔 배우 오광록이 서울 오류동 항동철길을 배경으로 닭백숙을 먹고, 가수 김경록이 폐가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장면 등이 방송됐다. 시청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반응은 대부분 ‘신선한 예능프로그램이 나왔다’는 것. ‘별생각 없이 보면서 쉴 수 있다’고 말한 이들도 있었다.

노르웨이의 ‘슬로TV’는 장작 태우기, 뜨개질 등을 편집 없이 중계해 전국에서 가장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이 됐다. 치열한 일상을 보내는 요즘 시청자들이 휴식시간엔 ‘밋밋한 예능’을 선호한다는 게 슬로TV 제작진의 분석이다.

주인공이 별말 없이 먹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내보내는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는 2012년 방영을 시작한 이래 5개 시즌을 제작했고, 올해 특집 프로그램을 새로 제작해 방영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조용한 식사’를 연출한 김관태 PD는 “프로그램을 음식에 비유하자면 평양냉면과 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극적이지 않고 다소 심심하지만 진솔한 매력에 빠질 만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 프로그램은 많은 정보를 전하려다 보니 과도한 리액션(반응)이 나오기 마련이었다”며 “제작진의 인위적인 개입 없이 제목 그대로 순수하게 먹는 행위에만 집중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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