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자동차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끝나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차 가격이 오른 데다 디젤 게이트 후폭풍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지난달 수입차 판매 대수가 개소세 인하 적용 마지막 달인 전월보다 32.9% 줄어든 1만5730대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07대와 비교하면 24% 감소했다.

배기가스 및 인증서류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판매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폭스바겐은 전월(1834대)보다 76.8% 줄어든 42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7월의 2998대와 비교하면 85.8%나 판매가 급감했다. 아우디의 7월 판매실적(1504대)도 6월(2812대)과 비교해서는 46.5%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 게이트 여파로 국내 판매순위 3위권을 유지하던 폭스바겐이 10위로 추락했다”며 “폭스바겐은 환경부가 판매 중단한 모델을 제외하면 팔 수 있는 차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6월 선보인 신형 E클래스의 인기에 힘입어 4184대를 팔며 2위인 BMW(2638대)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3위는 아우디가 차지했고, 4위 자리를 꿰찬 건 포드(1008대)다. 이어 랜드로버(847대) 렉서스(741대) 도요타(677대) 미니(647대) 볼보(453대)가 폭스바겐을 추월했다.

모델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 E300(1133대), BMW 520d(448대), 메르세데스벤츠 C220d(445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지난달 수입차 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때문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며 “정부의 별다른 지원책이 없는 한 수입차 시장의 부진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