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들이 학교 측이 추진하는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신설에 반발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학교가 돈벌이에만 관심을 두고 학생과의 진지한 논의 없이 실업계 고교 출신 직장인을 뽑기 위한 단과대학을 설립하려 한다”며 교내 농성 중이다.

이화여대 학생 200여명은 29일 교내 본관 1층에서 이틀 연속 농성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위로 장사하지 마라’ 등 대자보를 붙이고 북과 징 등을 치며 시위를 벌였다. 지난 28일 일부 학생은 본관 앞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의 동상에 계란과 페인트 등을 뿌리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화여대가 15일 교육부가 추진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 사업’에 선정된 뒤 반발하고 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를 졸업한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시해 선정된 대학은 올해 정부에서 30억원가량의 지원금을 받는다. 이화여대는 여성 특화형 단과대 ‘미래라이프대학’을 신설하고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뉴미디어산업 전공, 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 전공 개설 등을 제시해 선정됐다.

학교 측은 28일 본관에서 대학평의원회를 열고 관련 학칙 개정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학생들의 농성으로 무산됐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측은 “이미 비슷한 취지로 운영 중인 평생교육원이 있는데 굳이 4년제 학사학위를 주는 단과대를 개설하려 한다”며 “교내에 비슷한 전공들이 있음에도 단과대 신설을 강행하는 것은 학교가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하지만 학생 주장에 대한 반론도 거세다. 학교 측은 “고려대 숙명여대 한양대 홍익대 등 이미 많은 대학이 기회균등 전형을 통해 실업계 학생을 뽑고 있다”며 “비정규직 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자는 취지고 정원 외로 선발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현/마지혜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