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모바일 대출 시장 잡아라"…은행, 가속 페달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전용 자동차 대출 시장에 속속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2월 첫선을 보인 ‘써니 마이카 대출’이 5개월여 만에 1500억원 넘게 팔리자 우리·국민·KEB하나 등도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모바일 전용 자동차 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하고 파트너가 될 모바일 자동차 판매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신차와 중고차를 모바일에서 팔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진 업체와 제휴를 통해 우리은행 전용 상품을 팔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2014년 10월부터 오프라인 자동차 대출 상품인 ‘우리 카 행복대출’을 팔고 있지만 판매액이 1000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모바일 상품으로 판매를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제휴를 추진 중”이라며 “은행 영업점에 나오지 않고 자동차 판매 매장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많아 모바일 상품을 출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전용 자동차 대출 시장을 개척한 신한은행의 써니 마이카 대출은 지난 26일 기준으로 누적 취급 건수가 7033건, 취급액이 1531억원에 달하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신한은행과 처음 거래하는 고객도 타행 인증서만 가지고 있으면 대출이 하루 만에 가능한 편리함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써니 마이카 대출은 모바일 자동차 판매 업체가 아닌 개별 딜러들과의 협업으로 상품을 팔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요즘 자동차 구매자들은 캐피털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간편한 모바일 대출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써니 마이카 대출은 환전 서비스와 함께 모바일은행인 써니뱅크의 주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모바일 전용 자동차 대출을 위한 전산 개발을 하고 있다. 지난달 KB금융그룹 자동차금융 통합 브랜드인 ‘매직’ 출시에 맞춰 ‘KB 와이즈 오토론’의 상품명을 ‘KB매직카대출’로 변경하는 등 모바일 상품 출시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KEB하나은행은 자동차 대출 상품인 ‘원큐 오토론’을 모바일 상품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원큐 오토론 신차 구입 자금을 신청한 고객에게 연 3.3%의 단일 금리를 제공하는 마케팅도 펼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대출은 영업점을 통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가능해 금리나 다른 혜택을 줄 수 있다”며 “은행들이 다른 모바일 틈새 상품을 찾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