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하반기 미국과 유럽 지역에 공급 물량을 늘릴 대표 차종인 스포티지. 사진=기아차 홈페이지 화면 캡처.
기아자동차가 하반기 미국과 유럽 지역에 공급 물량을 늘릴 대표 차종인 스포티지. 사진=기아차 홈페이지 화면 캡처.
[ 김정훈 기자 ] 기아자동차가 지난 2분기 770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3년 만에 최대 이익을 남겼다. 우호적인 환율 및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고가차 판매 호조 덕을 봤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404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0.8% 늘어나는 등 '형님' 현대차가 7% 줄어든 것과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다만 하반기엔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아차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갖고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3년 2분기(1조1264억원) 이후 가장 많았으며 2014년 2분기(7697억원) 이후 처음으로 7000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5.3%로 2014년 2분기(6.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과 매출액(27조994억원)도 판매단가 상승,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각각 20.8%, 14.7% 증가했다.

한천수 기아차 부사장(재경본부장)은 "상반기 실적 호조는 고부가 RV급 판매 확대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 우호적인 환율 효과 등이 손익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중국(-5.8%) 부진을 내수(+13.9%)는 물론 미국(+5.6%)·유럽(+14.8%)이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환율의 경우 상반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099원에서 1182원으로, 유로 환율은 1226원에서 1319원으로 각각 7.6% 증가한 요인도 반영됐다.

하반기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은 여전하다. 브라질·러시아 등 신흥시장 수요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브렉시트 영향 및 미국 경기회복 지연으로 선진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국내·유럽 수요 감소 우려 및 유로화 환율 하락은 하반기 수익성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내수는 하반기 정부의 노후 경유차 지원대책에도 불구하고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수요 절벽 우려가 크다.

한 부사장은 "유럽과 미국에서 신차 효과(스포티지 등) 확대해 신흥시장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며 "대당 단가가 높은 고수익 RV 차종의 판매 비중을 늘리고 친환경차 라인업(K5·K7 하이브리드 등) 강화를 통해 질적 판매역량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