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국내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표준이 ‘북미식(ATSC 3.0)’으로 확정됐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시판된 UHD TV는 유럽식 표준(DVB-T2)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미 UHD TV를 구매한 소비자가 직접 방송을 수신하려면 셋톱박스를 달아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6일 국내 UHD 방송 표준을 북미식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래부는 북미식 UHD 방송 표준을 담은 ‘방송표준방식 및 방송업무용 무선설비 기술기준’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데 이어 오는 9월 개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미래부는 이미 UHD TV를 보유한 소비자의 셋톱박스 구매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TV 제조사와 논의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UHD TV를 구매한 가구는 약 100만가구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인터넷TV(IPTV), 케이블TV 등을 이용하지 않고 TV 안테나를 이용해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는 셋톱박스 등 별도 수신장치를 구매하지 않으면 내년에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없다.

TV 제조사들은 유럽식 표준이 적용된 UHD TV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10만원대의 보급형 셋톱박스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래부와 TV 제조사들은 다음달부터 유럽식을 적용하고 있거나 지상파 UHD 방송 수신 기능을 갖추지 않은 TV를 소비자가 구매할 경우 매뉴얼과 카탈로그, 홈페이지에 북미식과 유럽식 기술의 차이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작년 8월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협의회’를 발족해 두 표준을 비교 검토한 결과 북미식을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북미식이 유럽식보다 수신 성능이 우수하다”며 “TV 이외 다양한 단말기로 확장하기 쉬운 장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