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얼치기 좌파·소장파 행세 중진, 지도부 돼선 안돼"
홍준표 경남지사(사진)가 26일 새누리당의 지도부가 돼선 안 될 인물 유형을 제시했다. 새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선출하는 전당대회(8월9일)가 얼마 남지 않아 당내에서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홍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런 사람들 때문에 새누리당이 방향을 못 잡고 표류하고 있다”며 네 가지 유형을 예로 들었다. 구체적으로 △금수저 물고 태어나 정치판에 들어와 흙수저 행세하는 사람 △반반한 얼굴만 믿고 내용 없는 이미지 정치만 하는 사람 △보수정당의 표를 받아 정치를 하면서도 개혁을 빙자해 얼치기 좌파 행세하는 사람 △반백이 넘은 나이에 다선 정치인이 되고도 소장개혁파 행세하는 사람 등이다.

홍 지사는 “진심이 담기지 않은 정치, 내용 없는 정치는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며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새누리당이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썼다.

홍 지사는 네 가지 유형에 속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와 잠룡들을 겨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수저 물고 태어나 흙수저 행세하는 사람에 대해선 집안 배경이 좋은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이미지 정치만 하는 사람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두고 한 얘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당 관계자들은 추측했다.

개혁을 빙자해 얼치기 좌파 행세하는 사람과 반백이 넘는 나이에 소장파 행세하는 사람이라는 비판은 정병국·주호영·김용태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 당권 주자와 남경필 경기지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 지사 측은 이 같은 해석에 손사래를 쳤다.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에 출마했거나 당에 있는 특정인을 지칭한 것은 절대 아니다”며 “당 지도부가 됐든, 국가 지도자가 됐든 이런 리더십이 보수 세력의 지도급 인사가 되면 안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승호/박종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