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영화를 촬영하고 부산을 상징하는 지명 등을 영화 제목으로 개봉한 영화들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부산 영화=흥행 대박’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서 영화 ‘부산행’을 촬영하는 모습.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서 영화 ‘부산행’을 촬영하는 모습.
관객 수 1000만명을 넘긴 ‘국제시장’과 ‘해운대’에 이어 최근 개봉한 ‘부산행’까지 1000만명 돌파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연일 흥행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부산행’은 지난 24일 개봉 닷새 만에 531만5567명을 모았다.

‘부산행’은 23일 하루 관객 수 128만950명으로 역대 하루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다. 개봉 4일 만에 역대 최단 기간 400만 관객도 모았다. 24일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최단 기간 500만 관객 기록도 썼다. ‘부산행’의 23일 하루 관객 수는 1761만명을 동원한 역대 최고 흥행작인 ‘명량’이 2014년 8월3일 세운 125만7380명을 넘는 수치다. 일일 박스오피스 기록 중 12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작품은 ‘부산행’과 ‘명량’ 두 편뿐이다.

‘부산행’은 부산영상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부산에서 상당 부분을 촬영했다. 영화에서 촬영 분량이 가장 많은 KTX 객차 내부는 부산영상위 내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세트에서 찍었다. 2량 이상의 객차 및 연결부 세트 제작을 위해선 45~50m 길이의 실내 세트장이 필요한데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부산진구 범천동 철도차량정비창과 부전역에서도 로케이션 촬영이 이뤄졌다. 부산영상위는 제작진을 위한 숙소를 지원하기도 했다.

그동안 부산을 배경으로 찍은 영화나 부산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한 영화의 흥행 성적은 눈에 띄게 좋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 영화 13편 중 ‘국제시장’ ‘해운대’ ‘베테랑’ ‘도둑들’ ‘암살’ ‘변호인’ 등 6편이 부산영상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부산에서 촬영했다. 이 중 1426만 관객을 달성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를 기록한 ‘국제시장’과 1132만 관객이 본 ‘해운대’는 부산을 배경으로 촬영하고 부산의 유명 지역을 영화 제목으로 활용했다.

부산영상위 관계자는 “산과 강,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은 철도 항공 해운 등 물류시설이 잘 갖춰진 데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명성과 함께 제작진 숙소까지 지원해 ‘영화 찍기’에 좋은 환경”이라며 “부산의 상징을 영화 제목으로 정하거나 부산에서 영화를 찍으면 성공한다는 얘기가 영화계에서 회자된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