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여고생 골퍼’ 성은정이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여고생 골퍼’ 성은정이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여고생 골퍼 성은정(17·영파여고)이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를 2년 연속 제패했다. 1949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자가 나오기는 1971년 홀리스 스테이시 이후 45년 만이다.

성은정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패러머스에서 열린 이 대회 결승전에서 한국계인 안드레아 리(미국)를 4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한때 5홀 차까지 벌어진 열세를 뒤집은 짜릿한 역전 우승이다.

성은정은 11번 홀까지 5홀을 내줬다가 23번째 홀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뒤 34번째 홀에서 10m 거리의 긴 버디 퍼트를 홀컵에 꽂아 넣으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대회는 한국 여자프로골프 스타의 등용문으로 통한다. 박인비(28·KB금융그룹), 김인경(28·한화) 등이 역대 챔피언이다. 2012년에는 호주 동포 이민지(20·하나금융그룹)가 대회를 제패했다.

성은정은 지난달 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6 대회에서 연장전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아마추어 강자다. 당시 17번 홀까지 3타 차 선두를 달려 2012년 김효주(21·롯데) 이후 4년 만에 아마추어가 정규 투어 대회를 제패하는 듯했다. 하지만 막판 18번 홀에서 통한의 트리플 보기를 범하면서 우승컵을 오지현(20·KB금융그룹)에게 내줬다. 성은정은 “지난번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대회 때 마지막 라운드에서 뒤집힌 뼈아팠던 경험이 오늘 역전승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선 한국(계) 선수 네 명이 챔피언 경쟁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안드레아 리가 준결승에서 최혜진(17·학산여고)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고, 성은정 역시 준결승전에서 한국계 손유정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이날 미국 테네시주 울트워에서 열린 US주니어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는 호주 동포 이민우(17)가 우승했다. 이민우는 이민지의 친동생이다. 남매가 US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