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소프트웨어에서 정식으로 내려받을 수 있는 폰트 중 상당수는 사용 범위가 극히 한정적이다. 전국의 초·중·고 1만2000여개 학교를 대상으로 300억원대 소송을 검토 중인 윤고딕체 역시 대학가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폰트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기본적으로 글꼴은 ‘폰트 저작권’과 ‘폰트 라이선스’로 구분되는데, 대개 생소한 내용이라 이를 알지 못해 ‘맑은 고딕’은 무료 폰트라고 오해할 수 있다. 폰트의 저작권을 위배하지 않아도 폰트 라이선스(사용권)를 침해할 수 있다.

MS오피스의 기본 폰트로 탑재된 맑은 고딕은 129달러에 거래되는 유료 폰트다. 맑은 고딕은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MS오피스에서만 허용되는 권리만을 마이크로소프트사를 통해 윈도 PC 사용자들에게 제공한 것이다. 따라서 어도비사의 프로그램인 포토샵으로 포스터 제작 등의 작업으로 이미지 파일화(jpg, png, psd 등)해 저장한 경우나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적용한다면 라이선스 침해에 해당한다.

저작권법은 친고죄가 적용된다. 친고죄란 저작권자가 권리 침해를 친히 고소하지 않으면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나 어센더사(라이선스 관리자)가 맑은 고딕체를 사용한 작업물을 굳이 고소하지 않고 있어 처벌된 사례가 없다고는 하지만, MS오피스 외 작업 시 대외활동 과제와 공모전 작품, 기업의 인턴업무를 할 땐 피하는 것이 좋다. 한글과컴퓨터사는 “한컴오피스와 함께 설치된 글꼴을 다른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것은 글꼴의 사용권을 위반한 것으로, 권리자가 허용하고 있는 사용 범위를 넘어선 이용이니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유현우 캠퍼스잡앤조이 대학생(가톨릭대 3)기자 wisdomlogi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