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창업가정신, 세상을 바꾸는 힘
“세상을 바꾸자(Change the World)!”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창해 만들어진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GES: Global Entrepreneurship Summit, 흔히 기업가정신으로 번역하지만 창업가정신이 더 적합한 표현이다) 2016’ 행사장(6월23~24일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말이다. GES는 기업가, 창업가, 비영리기관 운영자, 벤처투자가, 학자 등이 모여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논의하고 혁신의 길을 모색하는 연례행사로 올해로 7회째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세계 700여명의 창업가들에게, 그것도 이제 막 창업한 새내기 창업가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세상을 바꿔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창업가정신’을 세계에 퍼뜨려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세상을 바꾸는 힘, 창업가정신이란 무엇인가. 창업가정신이란 기업을 창업하고 운영하는 데 단순히 경제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에만 의미를 두지 않고 ‘다름’, ‘도전’, ‘변화’를 실천하는 행동 자체에 가치를 두는 것이다. 이런 문화가 주변에 확산해야만 실패를 경험한 창업가에게도 얼마든지 두 번, 세 번의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그들이 행한 도전과 다름, 변화에 대한 노력, 즉 그 행동 자체를 가치 있게 인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의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만큼 실리콘밸리가 가지는 의미도 강조됐다. 1970년대 이후 실리콘밸리로 상징되는 혁신적인 작은 기업들이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흐름에서 다름, 도전, 변화의 창업가정신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제 실리콘밸리는 혁신적 창업가정신을 상징하는 보통 명사가 돼 있다. 누구든, 무엇이든, 도전과 창조를 격려하고 서로 돕는 철학과 문화를 상징하는 것이다.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Pinkfong) 시리즈’는 특히 다름을 주요 가치로 탄생한 서비스다. 경쟁자들이 책, 영상과 같은 콘텐츠를 단순히 모바일로 옮겨와 비슷한 콘텐츠를 양산하며 국내 앱 시장에 집중할 때, 스마트스터디는 소비자를 크게, 다르게 보았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새로 내놓아 출시 당시부터 세계 시장을 공략했다. 덕분에 세계 109개국 앱마켓 1위와 1억1000만 다운로드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끌어냈다.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처럼 세상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세계 곳곳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으며, 그것은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 지금의 스타트업 혹은 창업가들의 사업 환경은 자연스럽게 글로벌화할 수밖에 없다.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그 자체가 이미 세계화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다양한 투자와 창업 환경을 갖추고 있고, 강력한 ICT 인프라도 갖고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예비 창업자들에게 세상을 바꾸는 다름, 도전, 변화의 창업가정신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왜 우리가 비좁기만 한 국내 시장이 아니라 광활한 세계 시장을 놓고 도전해야 하는지, 혁신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비스해야 하는지 말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창업가정신에서 다름의 가치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남과 다르다는 것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다름은 창업가정신의 중요한 개념이다. 사업적인 성공과 별개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과 다름으로써 이끌어내는 변화가 필수적이다. 수익 창출만이 성공한 창업가의 기준이 되는 사회가 아니라, 남과 다름을 몸소 실천하는 혁신적 창업가들이 많아지는 사회. 그들이 바꿔가는 세상을 기대해본다.

김민석 < 스마트스터디 대표·창업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