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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스타트업 리포트] '스타트업 코리아' 인종 차별에 발목 잡혀서야…

입력 2016-07-12 18:15:31 | 수정 2016-07-13 02:20:55 | 지면정보 2016-07-13 A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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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파리의 스타트업 톡톡

동남아 출신 인재 자녀들 학교서 따돌림 시달려
한국 떠난다 해도 만류 못해
실리콘밸리 닮고 싶다면 '우리안의 배타성'부터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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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에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G사는 최근 보물 같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잃었다. 베트남 출신 엔지니어인데 “미국으로 가겠다”며 회사를 그만뒀다. 대표는 만류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가 떠나겠다고 한 속내를 너무나도 잘 알기에.

그는 수학경시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수학 천재’였다. 한국 대기업에서 일한 그를 영입한 뒤 대표는 늘 “우리 보배”라며 아꼈다. 그랬던 그가 채 1년이 안 돼 그만둬야 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피부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 견딜 수 없다고 했다.

대표는 “아이에게 ‘외국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라’고 가르치지 않은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렇게 배타적인 나라가 어떻게 실리콘밸리와 같은 창업 허브가 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 디캠프(D.CAMP)에 있다 보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외국인을 자주 보게 된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 마주친 인도인 엔지니어는 한국에서 7년을 살았다고 했다. 그는 “서울은 한류의 진원지고 홍대앞과 같은 젊음을 발산하기 좋은 공간이 많이 있음에도 우수 인재들이 서울 대신 실리콘밸리를 택하는 것은 유색인에 대한 차별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창업을 통한 혁신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각국의 스타트업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룩셈부르크 장관이 한국 창업계를 돌면서 핀테크 스타트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중국에서도 성(省) 단위, 도시 단위 대표단이 방문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을 괄시해 우수 인재가 한국을 떠나게 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제조사전문기관인 월드밸류서베이(WVS)가 80개 나라의 다른 인종에 대한 관용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7개 등급 중 6등급에 머물러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이웃 나라인 일본(3등급)이나 중국(4등급)과 비교해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김도현 국민대 교수는 “한국에서 창업하길 원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데 대다수가 포기한다”며 “이들이 기꺼이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인재들이 널리 분포돼 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시리아계 2세고,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인 사티아 나델라와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인도 출신, 테슬라 창업자 엘론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실리콘밸리를 닮고 싶다면 마음을 열어야 한다.

김광현 < 디캠프 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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