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미래 아젠다는 '통일'…통일학 연구·인재양성 나선다
미래연구'통일의학'주목
남북간 의료 격차 분석…보건의료 체계 등 연구
탈사회주의 몸으로 느낀다
내년 여름 계절학기부터 동유럽·중국 등 방문 현장학습
통일 관련 강좌도 대폭 확대
통일 연구 중에서도 ‘통일의학’을 미래 연구 분야로 내세웠다. 지난 70년간의 분단으로 남북한 주민이 겪는 질병과 면역체계에 큰 차이가 생겼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서울대 통일의학센터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북한은 전체 사망자 중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율이 남한보다 50% 이상 높은 반면 당뇨 등 내분비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율은 50% 이상 낮다. 생활 수준의 차이가 낳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센터 관계자는 “북한 주민은 결핵 등 후진국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조류독감 등 국제적 전염병에 대한 대비체제가 갖춰지지 않았다”며 “통일에 앞서 남북한의 보건의료 격차가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학 분야에선 남북한의 연금 체제와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제도를 연구할 계획이다. 국가 재정을 감안할 때 남한의 사회보장 체제를 통일 이후에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법학 분야에서도 통일 이후 헌법이나 개별법 체제를 어떻게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연구하게 된다.
이우일 서울대 연구부총장은 “보건의료 경제 법학뿐 아니라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했다.
통일시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도 강화한다. 서울대는 현재 20여개 수준인 통일 관련 강좌를 내년부터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 여름 계절학기부터는 동유럽 국가와 중국 몽골 등 대표적 탈(脫)사회주의 국가를 직접 방문해 그 나라의 체제 전환 과정과 현재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수업이 마련된다. 계절학기 중 2~3주는 서울대에서, 1~2주는 탈사회주의 국가에서 수업한다는 구상이다.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인턴십 연계 수업인 ‘SNU 통일 리더십 교과 과정’도 개설한다. 통일 관련 과목을 이수한 학생이 통일부 인턴 과정을 통해 실제 통일 정책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정근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은 “독일 사례에 치우친 국내 통일학 강의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다양한 탈사회주의 국가의 사례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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