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가 올해 상반기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10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구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46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백화점 영업 기준 구호의 여성복 시장점유율도 27.1%로 높아졌다. 전년 대비 5.6%포인트 늘어나며 여성복 1위 브랜드인 타임(38%)과의 격차를 줄였다. 상반기 여성복 시장 전체 매출은 감소했다. 브랜드 탄생의 주역인 정구호 디자이너가 떠났지만 신제품을 통해 고객 연령층을 확대한 것이 성장의 계기가 됐다.

2003년 인수 당시 연 매출 70억원 수준이던 구호는 2013년 10배 이상 성장하며 7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40~50대 여성 소비자가 구호의 주요 고객층이 됐다. 하지만 그해 정구호 디자이너가 떠나며 매출은 정체했다. 2014년 매출이 720억원으로 3%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구호는 대대적으로 브랜드를 개편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기존에 구호를 잘 찾지 않던 젊은 층을 유입시키자는 목표를 내놨다. 제품 품목 수는 2010년 대비 50% 이상 줄였다. 대신 색상과 실루엣을 다양하게 내놓았다. 한 가지 옷으로 이곳저곳에 활용하기 쉽도록 코디법도 제안했다.

젊어진 '구호' 화려한 부활
올해 봄·여름시즌에는 20~30대 직장인을 겨냥해 실용성을 높인 정장 ‘에딧라인’(사진)을 내놨다. 디자인에 군더더기가 없어 다양하게 맞춰 입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부자재를 최소화해 옷의 무게를 줄였고, 저지 등 신축성이 높은 섬유를 활용해 활동하기 편하게 했다. 생활 방수와 오염 방지 기능을 갖춰 관리가 쉽도록 했다. 젊은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에딧라인은 현재 생산량 중 80% 이상이 팔려나갔다.

매장에는 20~30대 젊은 층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상반기 구호를 새롭게 찾은 소비자 수는 작년 대비 63% 늘었다고 삼성물산 측은 설명했다. 이 중 60% 정도가 30대 이하 소비자였다. 업계에서는 구호가 올해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호는 올해 연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