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한반도 배치 확정] 한·미 "배치 지역 이미 확정"…칠곡·평택 등 후보지 '긴장'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 운용하게 될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될 지역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지로 거론돼온 경북 칠곡, 경기 평택, 충북 음성, 강원 원주, 전북 군산 중 한 곳일 가능성이 높다.

한·미는 지난 3월 출범한 공동실무단에서 군사적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주민의 안전과 환경에 영향이 없는 곳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원칙에 따라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복수의 후보지를 검증해왔다. 최종 후보지를 정한 양국은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지들은 지역마다 장단점이 있다. 특히 사드 포대에 배치될 X밴드 레이더가 내뿜는 전자파가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마다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한·미 양국이 후보지를 발표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칠곡은 미군의 전략 물자가 비축된 지역으로, 적의 스커드미사일 공격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어 보호 필요성이 크다. 북한 장사정포의 사정권 밖에 있으며 상대적으로 거주자가 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사드의 유효 요격 거리가 200㎞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수도권을 공격하는 북한의 미사일은 잡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최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사드가) 서울 방어에 도움이 된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한반도 방어에 도움이 된다고 얘기했다”고 밝혀 칠곡 배치에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대규모 주한미군 기지가 조성 중인 평택도 후보지로 꼽힌다. 평택은 수도권 방어가 가능하지만 최대 사거리가 200㎞에 이르는 북한의 최신형 300㎜ 방사포의 사정권 안이라는 것이 약점이다. 평택이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발하는 중국과 가까운 서해안에 있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다.

원주는 수도권 방어엔 유리하지만 북한의 방사포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게 약점이다. 군산은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배치돼 있어 사드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수도권을 방어할 수 없는 데다 중국과 가깝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육군 미사일사령부가 있는 충북 음성도 사드 배치 후보지로 꼽히지만 주한미군 기지가 없다는 점에서, 부산 기장은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이 도착하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면에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만 인구 밀집지역이라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