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두관 "독일 정치 최대강점은 연정 통한 협치…노선 초월한 정책계승 문화 부럽다"
“준비 없이 나설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김두관 의원(사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권 후보인 ‘잠룡(潛龍)’으로서 향후 거취를 묻자 이렇게 짧게 답했다. 무연고지인 경기 김포에서 두 차례 출마 끝에 여의도에 입성한 그에게는 ‘리틀 노무현’이란 정치적 후광과 초선인 현실정치의 한계 사이에서 존재감을 입증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을 아우르는 민주개혁진영이 집권하는 데 내 나름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이후 2013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13개월간 베를린 자유대학에 머물며 독일 정치를 공부했다. 김 의원은 “독일 정치의 최대 강점은 정치세력 간 연정을 통한 협치와 노선을 초월한 정책계승 문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은 중앙정부와 자치시를 가릴 것 없이 연정을 하고 있다. 그 이유를 물으면 한결같이 ‘어려워서 힘을 합쳤다’고 한다”며 “승자독식과 대립구도에 갇힌 한국 정치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1998년 집권한 사민당의 슈뢰더 총리가 지지층 이탈에도 불구하고 연금개혁과 노동 유연성 정책을 밀어붙인 것이나 후임 메르켈 총리가 이를 이어받은 것을 정책계승의 백미로 꼽았다.

물론 노동 4법 처리 등 노동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 여당의 입법에 대해선 “독일은 실직자 재교육과 수당 등 사회 안전망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 데 반해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며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당내 내로라하는 재정 전문가를 제치고 주요 경제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자리를 꿰찼다. 그는 “2개 상임위에서 거시경제 흐름도 익히고 국가 예산 및 경제의 맥을 짚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법안 발의 경쟁이 불붙었지만 김 의원은 ‘1호 법안’ 발의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는 “‘백성은 가난에 노하기보다 불공정한 것에 화를 낸다’는 논어의 글귀를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사회가 공정하면 구성원이 가난할 이유가 없다는 게 내 소신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고질적인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고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법안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개헌 논의에 대해선 “1987년 개헌 뒤 30년이 흘렀고 5년 단임 대통령을 여섯 번이나 겪었다”며 “100년을 내다보고 권력구조를 짜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를 이상형으로 제시했다.

그는 전당대회와 관련, “송영길 추미애 양강구도로 흘러가는 데 대해 당내 우려가 있으며 ‘제3 후보’가 나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당내 계파와 정치성향을 묻자 “계파는 없고 개혁파로 불러주면 좋겠다”고 했다.

손성태/김기만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