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직원들이 작업장 안전을 결의하고 있다.
한화건설 직원들이 작업장 안전을 결의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화건설이 건설을 추진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을 방문했다. 그가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이었다. 김 회장은 경호경비작전본부를 찾아 “혹시 모를 아주 작은 위험에도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 유지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한화건설은 건설현장 안전을 위해 임직원과 협력사 인력이 거주하는 베이스캠프와 공사현장에 24㎞에 달하는 안전망을 둘렀고 48㎞의 외곽에도 안전망을 설치했다. 공사현장 주요 진·출입로에는 이라크 군인과 경찰, 장갑차 등이 배치돼 경계하고 있으며 공사장 주요 도로는 공사 차량이나 사전 허가된 차량만 운행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안전경영은 1952년 창업과 함께 시작됐다. 한국화약(현 한화)은 국내 최초로 다이너마이트를 생산했고, 이는 1960~1970년대 경제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한화 창업주인 고(故) 김종희 회장이 화약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가장 강조한 것이 ‘안전’이었다.

김종희 회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화약은 99%가 아니라 100% 완벽해야 한다. 화약은 1%의 불안전한 요소로도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화약인은 정확함이 곧 생명이다. 첫 번째도 안전, 두 번째도 안전을 생각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정확한 기술과 안전 수칙을 반복해 강조했다.

화약 제조와 판매로 시작한 한화그룹인 만큼 안전경영 의지는 남다르다. 1991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그룹 차원의 환경 캠페인 ‘ECO-2000운동’을 벌였다. 2000년에는 안전과 보건에 대한 내용을 추가해 환경·안전·보건경영을 주요 경영이념으로 채택하는 ‘환경안전보건방침(ECO-YHES)’을 선포했다.

한화그룹은 업종별로 20여개 사고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 교육·훈련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비상사태 대응 매뉴얼과 조직체계를 구축하고 안전환경관리를 강화한 환경연구소라는 별도 조직도 운영 중이다.

건설과 서비스업은 화재와 정전 등 10개 정도의 시나리오가 있다. 제조업은 위험도를 고려해 화재·폭발·누출 등 20여개 시나리오를 마련, 교육·훈련하고 있다. 또 그룹 내 모든 사업장이 안전규정을 제정, 운영하고 있다.

관련 법규보다 엄격한 사내 기준을 설정하고 운영하며, 중대 재해 근절을 위해 주기적 점검과 교육으로 위험요소를 사전에 발견, 안전시설을 보완하고 있다. (주)한화와 한화케미칼 등 제조 분야 사업장은 매달 환경안전의 날을 지정해 작업장 안전점검, 설비정비, 교육 및 개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