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몰 입찰 3파전…애경그룹도 가세
코엑스몰 입찰 3파전…애경그룹도 가세
애경그룹이 국내 최대 지하 쇼핑몰인 코엑스몰의 운영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롯데백화점이 입찰에 불참해 사실상 현대백화점과 신세계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던 코엑스몰 쟁탈전이 ‘3파전’으로 바뀌었다. 이달 말로 예정된 본입찰에서 코엑스몰 운영권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역세권 개발 경험 많은 애경

애경그룹의 유통사업을 총괄하는 AK S&D는 지난달 27일 끝난 서울 강남 코엑스몰의 10년 운영권 입찰에 참여했다고 3일 밝혔다. AK 관계자는 “삼성동 상권 전망이 좋은 데다 서울 중심가 쇼핑몰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코엑스몰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AK S&D는 애경백화점에서 이름을 바꾼 AK플라자와 온라인 쇼핑몰인 AK몰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07년 옛 분당삼성플라자를 인수했고, 구로본점 외에 평택점 등을 추가해 백화점 수를 5개로 늘렸다. 2014년부터 백화점 부문에서 2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에 이어 국내 백화점 업계 4위권을 지키고 있다.

AK S&D는 분당역과 수원역, 평택역에 백화점을 세워 역세권 개발 경험이 많은 게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엔 코엑스몰과 같은 형태의 도심 쇼핑몰 사업도 시작했다. 2014년 말 AK플라자 수원점이 있는 수원역사에 10대와 20대를 겨냥한 종합쇼핑몰 AK& 1호점을 열었다. 2018년엔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근처 2만844㎡ 부지에 지상 17층 규모의 쇼핑몰 AK& 2호점과 특2급 비즈니스호텔(객실 수 310개)을 세울 계획이다.

◆코엑스몰 임차료 오르나

현대백화점은 이번 코엑스몰 운영권 입찰에 소액주주 등과 합작한 한무쇼핑 이름으로 참여했다. 현대백화점이 65.4%의 지분을 보유한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의 시너지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무역센터점 식품관과 코엑스몰이 지하로 연결돼 있어 상승 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오랜 코엑스몰 운영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무쇼핑은 2000년부터 코엑스몰 1차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된 2012년까지 코엑스몰을 위탁 운영했다. 한무쇼핑은 이후 무역협회와 코엑스몰 운영권을 두고 법적 분쟁까지 갔지만 2014년 11월 1심에서 무역협회가 승리하자 지난 3월 소송을 취하하고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미국 쇼핑몰 개발·운영사인 터브먼과 함께 세운 신세계프라퍼티 명의로 코엑스몰 운영권 입찰에 뛰어들었다. 터브먼이 코엑스몰과 같은 도심 쇼핑몰인 서울 여의도 IFC몰을 운영 중인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신세계는 서울 반포동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코엑스몰,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신세계 스타필드하남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무역협회는 이달 말까지 3개 업체에서 본입찰 제안서를 받은 뒤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다. 운영권을 통째로 넘기는 ‘마스터 리스’ 방식으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 코엑스몰을 위탁 운영해 코엑스몰 임차인들로부터 세를 받아 매년 무역협회에 수수료를 준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전체 100점 중 코엑스몰 운영능력과 임대 수수료에 각각 60점과 40점을 배점해 가장 높은 점수를 얻는 곳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