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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속고발권 폐지? 인민재판식 고발 줄 이을 것

입력 2016-06-29 17:31:31 | 수정 2016-06-30 06:42:27 | 지면정보 2016-06-30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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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가 지난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경제민주화’의 핵심 과제로 이 문제를 지적한 뒤 나왔다. 김 대표를 포함해 의원 33명이 공동발의자로 서명했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도록 1980년 도입한 제도다. 이것을 공정거래 사건에 관해 누구라도 상대를 고발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은 기업의 경쟁제한적인 활동을 규제하는 법인 만큼 다툼의 여지가 많고 고도의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다. 공정위에 고발권을 전유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그것조차 공정위의 고발권 남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과징금을 과도하게 매겨 사법부에서 패소하는 경우도 줄을 이었다. 최근 사례만 봐도 공정위가 다른 라면 회사들과 가격인상을 합의했다는 혐의로 농심에 1080억원의 과징금을 매겼다가 지난해 말 대법원 판결로 취소됐다. 생명보험사 9곳도 담합으로 3653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지만 2014년 7월 대법원 판결에서 취소처분을 받았다. 전문기관인 공정위조차도 이렇게 법원의 퇴짜를 맞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누구라도 거래기업을 고발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소액주주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의 인민재판식 고발이 줄을 이을 게 뻔하다.

시장경제는 얼핏 보기엔 무질서하지만 자연스러운 경쟁 속에서 적정 거래를 형성하는 질서다. 정부가 일일이 규제하기로 나서면 자유시장 경제는 존립할 수 없다. 이미 2014년 감사원 조달청 중소기업청 등에 고발요청권이 주어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정위의 독점을 견제할 장치도 충분하다. 더구나 민법과 상법의 각종 규정들은 강자의 불법을 규제하고 약자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 기업 거래 관계를 무조건 갑을 관계로 보고 정부가 직접 관여해 규제하기 시작하면 시장경제 조정기능은 서서히 질식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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