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은행장 함영주·앞줄 왼쪽 두 번째)은 간호사 파독 50주년을 기념해 지난 4월27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파독 간호사의 애환을 담은 연극 ‘베를린에서 온 편지’ 공연을 지원했다. KEB하나은행 제공
KEB하나은행(은행장 함영주·앞줄 왼쪽 두 번째)은 간호사 파독 50주년을 기념해 지난 4월27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파독 간호사의 애환을 담은 연극 ‘베를린에서 온 편지’ 공연을 지원했다. KEB하나은행 제공
하나금융그룹은 사회공헌을 ‘제2의 경영’으로 여기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금융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은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임직원에게 수시로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더 그렇다. 단순한 재정 지원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문화예술에 사회공헌적인 성격을 더해 의미를 확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의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지원)는 개별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연속성과 지속성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느끼고 체감할 수 있도록 생활 속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파독 간호사로 구성된 빨간구두 연극단에 대한 후원이 대표적이다. 빨간구두 연극단은 지난 4월 7박9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서울 대학로에 있는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파독 간호사의 애환을 담은 자전적 연극 ‘베를린에서 온 편지’ 공연을 펼쳤다. 행사 당일 공연장에서는 1960년대 파독 간호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진전도 열렸다. 연극단은 공연을 마친 뒤 서울 시내와 용인민속촌 등 모국을 여행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공연 등의 일정은 하나금융이 간호사 파독 50주년을 기념해 치러진 ‘파독 간호사 모국 초청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하나금융이 1차원적인 후원이 아니라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공헌이라는 메세나의 본래 취지를 고민한 결과였다.

하나금융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인 한국 비무장지대(DMZ)에 대한 관심을 키우기 위해 2012년부터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후원하고 있다. DMZ가 의미하는 평화, 생명, 소통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마련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다. 이 영화제를 통해 81개국 849편(지난해 기준)의 작품이 공개됐다.

연속성·지속성을 강조하는 하나금융의 메세나 철학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서울시립교향악단 후원이다. 하나금융은 2006년부터 11년째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대표적인 공연을 ‘하나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후원하고 있다. 10여년간 이어지고 있는 후원 활동이 클래식 문화의 저변 확대와 클래식 공연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이 문화예술 전문잡지를 내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하나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1986년 4월 ‘KEB하나은행’ 창간호를 시작으로 매년 계절별로 문화예술 전문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전국 영업점에서 소비자에게 무료 제공되고 있으며, 국내외 다수 기관에서 여러 차례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